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이동관 한화 부회장(왼쪽부터). @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최근 한미 간 관세협상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직접 협상 현장에 뛰어들며 ‘외교 전쟁’을 벌였다.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단순한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경제 외교의 새 지평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 총수, 외교 무대의 ‘숨은 주역’=한미 무역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에 기업인들이 정부와 손잡고 협상에 뛰어든 것은 과거와는 다른 현상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전통적 외교가 정부 관료 중심이었다면, 이번 협상은 산업별 핵심 리더들이 직접 현장에 나서 실무 협상과 전략적 조율에 관여하며 국가 간 이해관계 조정에 큰 역할을 수행했다.
삼성, 현대차, 한화 등 대표 기업 총수들은 각자 산업별 핵심 현안을 정부 협상팀과 함께 조율하며 관세 문제뿐 아니라 미래 산업 협력의 방향성까지 함께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기업의 전략적 결정이 곧 국가 외교 정책과 직결되는 ‘기업 외교’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협상의 무게를 견디는 ‘원팀’ 정신=한미 양국 정부는 물론이고, 주요 기업 총수들 역시 ‘원팀’ 정신으로 한미 경제 협력 강화를 목표로 힘을 모았다. 협상 과정에서 첨단산업 투자, 일자리 창출, 친환경 전환 등의 주제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특히 삼성전자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와 테슬라와의 협력, 현대자동차의 친환경차 생산 확대, 한화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는 단순한 무역 문제를 넘어 산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래 한미 경제협력의 청사진=이번 관세협상의 긍정적 결실은 단순히 한미 경제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 보다는 정부와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외교 모델이 자리 잡으며, 양국은 무역과 투자, 기술 협력에서 더욱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첨단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양국 간 신뢰와 협력이 한층 중요해졌다. 기업 총수들이 직접 현장에서 발휘한 리더십은 이러한 신뢰 구축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기업 외교, 앞으로 나아갈 길=이번 사례는 기업 외교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시사한다. 향후 국가 간 협상과 경제 정책 수립에 기업인들의 참여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업과 정부 간 역할 분담, 이해 충돌 방지, 투명성 확보 등 과제가 함께 해결돼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한미 협상의 성공은 단기적 관세 문제 해결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질서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처럼 한미 관세협상에서 기업 총수들의 ‘외교 전쟁’은 미래 경제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기업과 정부가 손잡고 글로벌 무대에서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이끌어 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