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뉴스임팩트 자료사진
[뉴스임팩트=이나현 기자] 국내 금융권이 전반적으로 인력 감축의 칼바람을 맞고 있는 가운데, 새마을금고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1일 하반기 신입 직원 공개 채용 계획을 발표하며, 전국 139개 금고에서 총 221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접수는 오는 20일까지 새마을금고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다.
이번 채용은 △서류전형 △필기전형 △면접전형의 절차를 거쳐 10월 중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필기시험은 다음 달 6일 전국 13개 지역 고사장에서 치러지며, 인성검사와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직업기초능력평가가 함께 진행된다. 면접은 지원자가 선택한 새마을금고에서 실시된다. 새마을금고는 최종 면접에서 탈락하더라도 ‘신입 직원 인재풀’에 등재돼, 내년 상반기 공채 전까지 인근 금고에서 추가 면접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진 인재를 확보해 새마을금고의 미래를 준비하겠다”며 “대규모 공채를 통해 청년층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전반은 인력 감축… 새마을금고는 ‘역행 전략’
최근 금융업계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 비대면 채널 확대,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영업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확대를 통해 인건비 절감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보험·증권사들도 신규 채용 규모를 대폭 줄였다.
한국금융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2023년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정규직 직원 수는 5년 전 대비 8% 이상 감소했다. 이는 고령 직원 조기 퇴직 권고와 신규 채용 축소가 동시에 이뤄진 결과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마을금고의 대규모 공개 채용은 업계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로 주목된다.
이재명 정부의 일자리 기조와 맞물린 결정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청년 고용 확대’와 ‘지역 일자리 창출’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워 왔다. 특히 공공부문과 협동조합, 지역기반 금융기관이 고용 창출의 선도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새마을금고는 전국 1200여 개의 지점망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밀착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 상호금융기관이다. 이번 채용 규모인 221명은 단순한 인력 확충을 넘어, 전국 각 지역에 균등하게 고용 기회를 분산 제공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수도권 편중 해소와 지방 청년층 고용 안정이라는 정부 기조와도 맞아떨어진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장기 고용효과 기대
금융권 신규 채용은 단순히 일자리 창출에 그치지 않는다. 안정적 금융기관의 일자리는 지역 소비와 세수 확대로 이어져, 해당 지역 경제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
또한 새마을금고의 경우,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시중은행보다 길어 장기 고용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이는 청년층의 주거·결혼·출산 등 생애주기 계획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금융권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실에서, 전국 단위의 균등한 채용은 지방 청년들에게 의미 있는 기회가 된다.
‘공정성’ 확보 장치도 강화
이번 채용에서 눈에 띄는 점은 면접 과정의 공정성 확보 장치다. 면접 평가자 중 최소 1명 이상이 외부 인사로 구성되며, 모든 면접위원은 지원자와의 특수관계 부존재를 서약해야 한다. 이는 과거 일부 상호금융권에서 지적됐던 ‘지역 인맥 채용’ 의혹을 불식시키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구조조정 속 ‘정반대 행보’가 주는 시사점
금융권 전반이 인건비 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명분으로 인력을 줄이는 가운데, 새마을금고의 대규모 채용은 이재명 정부 정책과 지역사회의 요구를 모두 반영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고용 시장의 양극화와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금융기관이 ‘고용 창출자’로서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새마을금고의 이번 결정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인재 양성과 지역사회 기여로 이어질지는 향후 채용 결과와 내부 인력 운용 방안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서, 새마을금고는 금융권의 구조조정 흐름 속에서 ‘고용 확대’라는 보기 드문 행보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