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미국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이자 미국 군수산업과 국가안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팔란티어가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하며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초와 비교하면 무려 379% 급등한 데 이어, 올해도 2배 이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 기업은 ‘AI 시대의 최대 수혜주’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팔란티어의 주가는 지난 1월 67달러선에서 시작해 지난 27일(현지시간) 기준 158달러를 넘어섰다.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도 '팬심'에 가까운 지지를 받으며 새로운 ‘밈 주식’의 대표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AI·정부 계약이 상승 이끌어=팔란티어는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6억34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8900만 달러로, 연간 흑자를 처음으로 기록했다. 연간 매출 전망은 37억5000만~37억6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특히 미 국방부, CIA 등과의 오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공공 부문에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액센추어, SAP, 데이타브릭스 등과 협력해 민간 부문에서도 고객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민간 커머셜 매출 비중은 전체의 45%에 달한다.
◇AI 플랫폼 4종 풀라인업, 민간시장 본격 진출=팔란티어는 현재 ▲고담 ▲파운드리 ▲아폴로 ▲AIP(AI Platform) 등 4종의 핵심 플랫폼을 통해 AI 분석·운영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병원, 제조업체, 물류기업까지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들 플랫폼의 도입이 줄을 잇고 있다.
고담의 주요 고객은 미 국방부와 CIA 등이며, 파운드리는 에어버스, BP, 메르크 등이며, 아폴로는 AWS, 아주어 등고 협업을 벌이고 있다. AIP는 미 중소기업청 등과 생성형 AI 업무 자동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리테일(소액) 투자자들의 지지는 팔란티어 주가 상승의 또 다른 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이나 X(옛 트위터) 등에서는 “PLTR to the moon(팔란티어, 달까지 가자)” 같은 밈이 유행하며, 일종의 팬덤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 경제일간 친코 디아스는 “팔란티어와 테슬라처럼 실적보다 신뢰와 신념으로 움직이는 ‘신앙 기반 주식’이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 “성장은 인정, 하지만 고평가 주의해야”=전문가들은 대체로 팔란티어의 성장성은 인정하면서도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비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AI 분야에서 팔란티어는 오라클 같은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주가가 조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파이퍼 샌들러의 브렌트 브라셀린 애널리스트는 “팔란티어는 AI 산업의 ‘세속적 승자’이며 향후 자유현금흐름 마진이 40%를 넘길 것”이라며 “목표가는 170달러”라고 밝혔다.
미즈호 증권의 그렉 모스코위츠 애널리스트는 “상업 부문에서의 균형 있는 매출 구조는 긍정적이지만, 지나치게 높은 주가 수준은 부담”이라고 지적했고,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팔란티어는 고베타(high-beta) 종목으로, 조그마한 악재에도 주가 변동폭이 클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과열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주가 전망도 크게 엇갈린다. 낙관적인 분석가들은 팔란티어의 주가가 AI 수요 지속과 민간 매출 증가에 힘입어 195~24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보는 반면, 비관론자들은 거시경제 악화나 기술주 조정 국면이 도래할 경우 107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