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경계감시 임무에 투입된 P-1 대잠초계기. @해상자위대
[뉴스임팩트=이효순 통신원] 일본 회계감사원은 일본 해상자위대가 운영 중인 P-1 대잠초계기의 가동률이 심각하게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감사결과를 지난 달 발표했다.
만성적인 엔진불량과 부품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우리 돈 20조 원에 가까운 1조 7800억 엔의 개발비를 투입한 최신형 초계기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현황에 대해 회계감사원은 방위성과 자위대가 함께 개선작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P-1 대잠초계기는 가와사키중공업이 주축이 되어 개발하였으며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특징을 살려 함정과 잠수함의 경계감시 및 정보수집 임무에 투입되고 있다. 2013년 3월에 운용을 개시한 이래 현재는 가나가와현, 가고시마현, 치바현 등의 항공자위대 기지에 총 35배가 배치되었고 장기적으로는 80대 가량 운용될 예정이다.
방위성은 정기 점검과 수리를 제외한 전 기체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회계감사원은 2019년부터 2023년 사이의 가동상황을 조사한 결과 제약 없이 임무에 투입된 기체가 극히 일부였음을 확인했다.
이처럼 낮은 가동률을 기록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기체 불량이다. IHI가 제조한 엔진은 공기 중의 염분으로 인해 부식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일부 엔진에서 사용불가 판정이 내려졌다. 엔진 외에도 정보수집과 반격 시에 필요한 전자기기와 무기 등에서도 다수의 불량이 발견되었다.
또 다른 원인은 교환부품의 부족이다. 국제정세 급변과 반도체 부족, 인력부족 등의 영향으로 부품 발주부터 납품까지의 소요기간이 길어지면서 정비 시에 다른 기체에서 부품을 떼어와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했다.
회계감사원은 안전보장 상의 이유로 P-1 대잠초계기의 구체적인 가동률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보다 효과적인 부품 조달방법을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는 원래 미국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P-3 오라이언을 가와사키중공업이 라이센스 생산한 P-3C가 주력이었고 P-1은 P-3C의 후속기로 개발되었다.
개발부터 생산, 운용에 투입된 국비는 2023년까지 총 1조 7766억 엔에 달했고 방위장비청은 P-1의 운용이 끝나는 2054년까지 총 4조 907억 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가를 막론하고 초계기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일본은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특히나 초계기를 필요로 한다.
중국이 해양진출을 강화하면서 해마다 일본 해역을 침범하는 횟수가 늘고 있고 러시아도 올해 2월 정보수집함을 처음으로 미야자키현 인근 해역으로 항행시키는 등 함정보다 빠르게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초계기는 일본의 안보를 위한 필수품에 가깝다.
그런 초계기의 가동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국가안보에 허점을 보인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에 회계감사원 역시 ‘일본이 전후(戦後) 가장 어렵고 복잡한 안전보장 환경에 직면해있음을 고려해 P-1의 충분한 가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위성은 이번 감사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하는 한편 장비품 검사와 수리 등에 관한 유지정비 업무에 대해서는 포괄계약을 통해 2027년까지 부품부족으로 인한 가동불가 상황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