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태평양 통상전략혁신 허브를 이끄는 최병일 이화여대 명예교수.@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가 "1990년대 초 흐름이었던 무역 확대를 통한 세계 평화는 올드 노멀(Old Normal)이 됐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세계가 각자도생의 시대를 맞았다는 의미다.

최병일 명예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제 통상, 협상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1992년 한미 통신 협상,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서비스 협상의 주역이기도 했다. 지난달 법무법인 태평양에 고문으로 영입돼 통상전략혁신 허브를 이끌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태평양은 트럼프 2기 100일을 맞아 평가와 전망을 공유하는 콘퍼런스를 최근 열었다. 행사 장소는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26 센트럴폴리스 B 25층 세미나실이었다.

최병일 명예교수는 "트럼프의 관세 유령이 세계를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다. 믿기지 않는 상황"이라며 "트럼프는 1980년대 부동산 사업가를 할 때 미국이 다른 국가에 일방적으로 퍼주기만 한다고 신문에 광고를 낸 인물이다. 그런 편견이 관세로 표출됐다"고 했다.

다만 최병일 명예교수는 트럼프가 감정만 앞세워 관세 전쟁을 벌인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는 관세를 통해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하고 제조업 핵심 공급망을 미국으로 가져오려 한다"고 했다.

트럼프의 행보엔 정치적 계산도 담겨 있다고 최병일 명예교수는 짚었다. 그는 "트럼프는 민주당 우세 지역인 블루스테이트에서 활발한 금융이나 교육 쪽엔 별 관심이 없다"며 "제조업은 공화당을 뽑아주는 레드스테이트 주요 산업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며 관세 정책을 밀어붙인 것"이라고 했다.

최병일 명예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결국 협상을 할 거로 내다봤다. 그는 "공산 독재 국가인 중국이 인민의 고통을 외면해 가며 미국과 한판 붙을 거란 주장이 있지만 현실성이 낮다. 중국이 대(對)미국 무역에서 얻는 무역 흑자가 1년에 3000억달러(431조6400억원)다. 이게 사라지면 중국 경제가 어떻게 되겠나"며 "이번 여름이 끝나기 전에 대화가 시작된다고 본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병일 명예교수는 "다자 무역이 아닌 양국 간 거래 중심, 공급망 효율성이 아닌 통제를 우선시하는 뉴 노멀(New Normal)이 다가왔다"며 "올드 노멀 시절 선진국이 된 한국은 뉴 노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