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공군의 라팔과 비행 중인 대한민국 공군의 F-15K. @대한민국 공군


[뉴스임팩트=이정현 통신원]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 중인 다용도 전투기 F-15K 슬램 이글이 본격적인 성능개량 작업에 들어갔다. 이 프로젝트는 AN/APG-82(V)1 레이더와 EPAWSS 전자전 시스템 등을 포함한 최신 기술을 F-15K에 적용하여 급변하는 동아시아 안보상황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옆 나라 일본 역시 항공자위대가 운용하고 있는 F-15J 이글을 F-15JSI로 업그레이드하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참고로 JSI는 Japan Super Interceptor의 약자다.얼핏 들으면 F-15K와 F-15J 모두 미국의 F-15 이글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탓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운용과 성능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먼저 대한민국 공군의 F-15K는 F-15E 스트라이크 이글에 1990년대 기술을 접목한 파생형이다. 2005년부터 총 59기가 도입되었으며 제공임무와 대지공격 모두에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데 AIM-120 암람 공대공미사일과 AGM-84K SLAM-ER 순항미사일, KEPD 350 순항미사일처럼 다양한 병기를 탑재할 수 있는 특징을 자랑한다.

하지만 운용을 시작한지 20년이 경과하면서 전자기기와 센서 등이 노후화되었고 같은 기간 일본과 중국이 F-35A, J-20 등을 배치하면서 제공능력에서 우위를 가져가자 2024년부터 2034년까지 약 3조 4600억 원을 들인 성능개량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예정된 업그레이드는 AN/APG-82(V)1 레이더와 EPAWSS 전자전 시스템, ADCP II 미션컴퓨터 등이며 미사일 접근경보장치인 AN/AAR-57를 추가하여 파일럿의 생존성이 큰 폭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일본 항공자위대의 F-15J는 1980년대에 도입된 순수 제공전투기로 현재 약 200기가 운용되고 있다. 이 중 약 절반을 대상으로 F-15JSI 성능개량 작업이 진행 중이며 콕핏의 완전 디지털화와 AN/APG-82 레이더 탑재 등을 통해 기존 공대공 전투능력 외에도 공대지 능력도 겸비하게 될 예정이다.

업그레이드 내용만 보면 한일 양국 모두 AESA레이더인 AN/APG-82를 채용하였고 전자전 시스템은 EPAWSS를 탑재하면서 동등한 능력을 갖출 것 같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꽤나 차이점을 보인다.

일단 일본의 F-15J는 순수 제공전투기인 이글인데 반해 한국의 F-15K는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스트라이크 이글이다.

여기에 F-15K는 후방석조종사가 탑승하여 복잡한 임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복좌형으로 설계된 것과 달리 F-15J는 단좌형이라 모든 조작을 한 명의 파일럿이 담당하기 때문에 다용도 임무에 투입될 경우 F-15K 대비 대응력에서 열세를 보인다.

또한 F-15K는 F110-GE-129 엔진을 채용하여 F100를 채용한 F-15J보다 약 30% 높은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어 다용도 전투기로서의 능력도 F-15K가 뛰어나다.

한국과 일본 모두 F-15보다 뛰어난 F-35를 도입 중임에도 주된 공군력은 F-15가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이번 업그레이드 작업을 통해 동아시아의 군사 밸런스를 다시 한번 개편할 것으로 예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