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LS그룹 부당 지원 재판에서 이광우 전 부회장이 "LS글로벌은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세 분의 결정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광우 전 부회장은 1954년생으로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나왔다. LG전자 미국 자회사 제니스(Zenith) 구조조정팀장, LG전자 미주법인 마케팅 상무, LS산전 경영전략 전무, ㈜LS 부사장과 사장을 지냈다. 2015~2021년 ㈜LS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LS그룹 자문역을 맡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10차 공판기일을 지난 1일 열었다. 피고인은 구자은 LS그룹 회장, 구자엽 LS전선 이사회 의장, 명노현 ㈜LS 부회장을 포함해 모두 9명이다.
검찰은 2020년 6월 피고인들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이 2006년부터 14년간 별다른 역할이 없는 LS글로벌을 LS그룹 계열사 간 국산 전기동 거래, 수입 전기동 거래에 끼워 넣어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챙기고 공정 거래 질서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전기동은 동 광석을 제련한 제품이다. 열, 전기 전도율이 우수하고 합금도 쉬워 각종 산업의 기초 소재로 쓰인다.
10차 공판기일 때 증인으로 나온 이광우 전 부회장은 "중국이 전기동 매입량을 대폭 늘리면서 2005년부터 전기동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며 "LS그룹 계열사들이 각자 전기동을 거래하기보다 통합 회사를 세우는 게 구매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제안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명예회장 세 분이 숙고 끝에 LS글로벌을 출범시키기로 했다"며 "LS그룹 총수 일가는 유교적 가풍이 엄격하다. 구자은 회장을 비롯한 2세 경영자들은 명예회장 세 분에게 별다른 의견을 낼 수 없었다"고 했다.
LS그룹은 재계에서 드물게 사촌 형제 공동 경영 원칙을 지키고 있다. 회장직도 세 집안이 돌아가면서 담당한다. 현 구자은 회장은 구두회 명예회장 큰아들이다.
검찰은 "2005년엔 세 분 명예회장 연세가 여든에 가까웠는데 경영 현안을 판단하긴 힘들지 않았나"고 질의했다. 이광우 전 부회장은 "세 분이 LS그룹 임원들과 차담회를 하는 등 활발히 움직였다"고 했다.
이광우 전 부회장은 LS글로벌 설립과 부당 지원 관련 의사결정이 이뤄졌다고 검찰이 의심하는 금요간담회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금요간담회는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LS그룹 구씨 경영자 6~7명이 모여 사업을 논의하는 자리다. 구자은 회장은 2009~2017년, 구자엽 의장은 2005~2017년 금요간담회 멤버였다.
이광우 전 부회장은 "제가 금요간담회 간사였기 때문에 분위기를 안다. 금요간담회 참석자들은 사업 내용이 요약된 자료를 훑어보고 정보를 공유할 뿐 의사결정을 하진 않는다"며 "금요간담회에서 얘기가 나왔다고 한들 LS그룹 계열사들이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다. 황산 니켈 사업, 멕시코 투자는 금요간담회 안건이었지만 계열사가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여겨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금요간담회에서 계열사 대표이사 선임과 해임, 이사 선임과 해임, 이사 보수를 결정한다고 적힌 LS그룹 내부 문건을 제시했다. 이광우 전 부회장은 "금요간담회 구성원을 보고 실무자들이 '결정'이란 용어를 사용한 듯한데 잘못 쓴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금요간담회에서 다룬 사안을 LS그룹 계열사가 무시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나"고 물었다. 이광우 전 부회장은 "대주주들 견해인 만큼 참고하긴 한다"고 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