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학창 시절 어른들에게 "철 좀 들어라"란 언급을 종종 듣곤 했습니다. 이해가 잘 안됐죠. '앞뒤 분간 잘해라' 정도로 해석하긴 했지만 단순히 그 의미만 있진 않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나이를 먹고 이리 깨지고 저리 뒤집어지는 경험을 하면서 "철 좀 들어라"의 본질을 나름대로 파악했습니다. '감정을 억누를 줄 알아야 한다' 입니다.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감정을 삼갈 수 있어야 사회인으로서 제구실할 수 있음을 실감했단 얘깁니다.
철 좀 들라는 건 개인 차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국가 간 외교나 기업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집니다. 감정을 개입시키는 순간 속은 후련할지언정 문제가 더 꼬일 뿐이죠.
최근 우리 사회의 철없음이 드러난 사안이 있습니다. 가덕도신공항 프로젝트 논란입니다. 부산 지방자치단체, 정치권, 언론, 시민단체 소속 몇몇 인사들(이하 일부 부산 여론)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공사를 포기한 현대건설을 문책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죠.
하지만 현대건설은 가덕도신공항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자 600억여원을 써가며 기술 검토를 한 끝에 84개월 공기론 도저히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겁니다. 그래서 108개월로 공기를 늘려달라고 한 거고요. 이게 벌받을 일입니까. 당최 납득이 안됩니다.
그런데 일부 부산 여론은 현대건설 제안을 제대로 따져보기는커녕 비난만 퍼붓고 있습니다. 그들은 추가 공사비 요구 꼼수, 특혜 의혹, 사회적 책임 회피 같은 극단적 주장을 하는 것도 모자라 현대건설 사옥 앞에서 집회까지 했습니다. 너무나 철없는 행위죠. 가덕도신공항 프로젝트를 접으라고 현대건설 등을 떠민 셈이고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현대건설이 부산 벡스코 3전시장 건립 공사 참여를 검토하자 일부 부산 여론은 감정적으로 거부 반응을 표출했습니다. 참으로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가덕도신공항 이슈로 화가 났다손 쳐도 벡스코 1, 2전시장을 지은 데다 벡스코 지분 21.7%를 보유한 현대건설을 배제하려는 시도가 부산과 벡스코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정말 몰라서죠.
비즈니스는 합리적 분석과 수익 추구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내세워 봐야 사업만 막힙니다. 이를 일부 부산 여론이 알아야 합니다. 그들이 이제라도 현대건설에 대한 분풀이를 그치고 사업을 해내는 선택이 무엇인지 숙고하길 바랍니다. 일부 부산 여론이 그토록 원하는 부산 부활은 이성적으로 사업을 대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믿기에 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