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감행한 이란 핵시설 공습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포르도와 나탄즈 등 핵심 지하 농축시설에 벙커버스터를 투하한 이후, 이란과 미국은 ‘보복’과 ‘경고’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긴장 국면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진짜 변수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바로 ‘트럼프의 다음 수’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선택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전략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그의 선택이 중동 전체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안보 지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시나리오 1(제한적 작전 후 ‘승리 선언’)=공습의 목표를 이란 핵개발 저지와 미국의 군사적 의지 표명으로 제한하고, ‘추가 군사행동은 없다’며 국면 전환하는 것이다. 국내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고, 강한 지도자 이미지 강화하는 정치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사사례로는, 2020년 솔레이마니 제거 후, 트럼프가 추가 군사행동을 중단하며 확전 차단에 성공한 케이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시나리오 2(협상 테이블 유도를 위한 추가 타격 경고)=공습은 시작일 뿐이라는 메시지로 이란을 압박, 핵협상(JCPOA) 복귀를 유도하겠다는 정치적 목적을 지닌다. 강경한 외교력은 물론, 화끈한 군사 전략으로 미국의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경우 이란은 직접 충돌보다는 후티·헤즈볼라 등 대리세력 통한 간접적, 지연형 복수전략을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나리오 3(중동판 안보동맹 재가동)=사우디·UAE·이스라엘과의 군사안보 협력 강화로 이란을 외교·경제적으로 고립하겠다는 정치적 목표다. 트럼프의 ‘아브라함 협정’ 외교를 계승·확장하고, 중동 내 미국 주도의 질서 회복을 시도하겠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러시아·중국이 이란과 더 밀착할 경우, 미·중, 미·러 대리전 우려가 증폭되는 것은 위험요소다.
◇시나리오 4(국내 정치용 이벤트화)=공습을 국내 지지자 결집 전략으로 활용하려는 목표다, “바이든은 못한 일, 나는 했다”는 식의 강경 메시지를 전파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국면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민문제, 인플레이션 등 내부 불만 이슈에서 외부로 시선을 돌림으로써 ‘국가안보=트럼프’라는 공식을 부각시킨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반전 여론 고조 가능성이 크고, 민주당 및 진보층의 ‘설득력 없는 전쟁’이란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시나리오 5(장기적 국지전 유도)=전면전은 피하되, 이란을 국지적 긴장 상태에 묶어 경제·정치적 압박을 지속함으로써 이란의 피로도를 높이려는 목표를 지닌다. 사이버 공격, 무인기, 대리세력 활용 등 저강도 전술 병행을 통해 이란 내 반정부 분위기를 조성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란은 이에 대해 후티·시리아 민병대 등을 통한 미국 기지 타격 및 석유시설 겨냥 등 ‘지속적 괴롭힘’ 전략으로 맞설 가능성이 있다.
카렌 엘리엇 하우스 전 월스트리트저널 편집인은 “트럼프는 군사행동을 정치적 이벤트로 전환하는 데 탁월한 인물”이라며 “확전을 하지 않아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출신 국제정치 전문가 알리 바르자르디는 “이란은 ‘서두르지 않는 복수’ 전략을 택할 것”이라며 “중동 전역에서 게릴라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