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구상중인 골든돔. @유투브 캡처
[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상중인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 일명 ‘골든돔(Golden Dome)’이 군사 및 우주기술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골든돔은 지상 레이더로는 탐지하기 어려운 신형 미사일을 우주에 배치된 센서로 탐지하고, 이후 우주에 배치된 요격기로 이를 부스트(로켓 상승) 단계에서 요격한다는 방어 시스템이다.
이 구상은 기존의 지상·해상 기반 미사일 방어체계를 넘어서, 미국 본토에 대한 조기 위협 제거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군수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AEI(미국기업연구소)의 토드 해리스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골든돔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개념’이라 하더라도 현실적 구현에는 막대한 장벽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해리스에 따르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한 기를 부스트 단계에서 요격하기 위해선 우주에 약 950기의 요격 미사일을 배치해야 하며, 만일 적이 동시에 10기의 ICBM을 발사한다면 필요한 요격기는 무려 9500기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이는 기술적 성취 이전에 물류 및 예산 측면에서 “현실성 없는 프로젝트”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비용과 인프라가 가장 큰 걸림돌=이러한 규모의 우주 요격체계는 단지 무기 시스템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해당 요격기들을 유지, 보수, 실시간 통제할 수 있는 통신체계와 AI 기반의 위성추적 네트워크, 그리고 이를 모두 아우를 우주군사 인프라가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전 미사일 방어 고문이었던 스티븐 머피는 디펜스 원과의 인터뷰에서 “우주에 그 정도 규모의 병력을 배치하는 것은 미국 우주군의 역량을 수십 배로 증강시켜야 가능한 일”이라며 “이는 냉전 시대 전략방위구상(SDI), 이른바 ‘스타워즈’ 계획의 재현을 넘어서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미사일 방어에 소요되는 비용은 단지 초기 구축비용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유지·보수 비용은 물론, 우주 쓰레기 및 충돌위험, 적성국의 반격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골든돔’은 방어체계로서의 경제적 효율성을 심각하게 의심받고 있다.
미국 방산 전문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는 “골든돔 구축에만 수십조 달러가 소요될 것이며, 이는 현재 국방예산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적 도전, 하지만 불가능하진 않다=수주하기만 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주요 방산업체들은 해당 프로젝트에 큰 관심과 함께 군침을 흘리고 있다. 록히드 마틴, H3 해리스, 레이시온 등의 기존 군수기업뿐 아니라, 스페이스X, 팔란티어, 안두릴과 같은 신흥 기술기업도 골든돔 관련 기술력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
록히드 마틴은 “지상과 해상에서 축적된 요격 경험을 우주 영역에 확장하겠다”고 밝혔으며, 스페이스X도 자사 위성발사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다만, 일론 머스크는 해당 사업 참여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공식 부인한 바 있다.
이러한 기술 개발에 있어 우주 센서 네트워크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미 국방부는 이미 HBTSS 위성 개발에 착수한 상태이다. 이는 적의 극초음속 미사일 탐지용으로 설계되었지만 골든돔의 핵심 구성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안두릴의 창업자인 팔머 럭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주 기반 미사일 요격은 이제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며, 민간 우주기술의 발전 덕분에 충분히 시야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중러 군비경쟁에 기름=골든돔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군비경쟁 촉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은 이미 ‘위성 킬러’ 무기(ASAT) 실험을 통해 우주전 능력을 과시한 바 있으며, 러시아 역시 지상 기반 레이저 무기나 전자전(EW) 장비를 통해 미국의 위성체계를 교란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골든돔의 완성은 사실상 ‘우주 군비경쟁’을 공식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군사전략 전문가 앤드루 포스텔 교수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골든돔은 단순한 방어체계가 아니라, 미국의 우주패권을 선점하기 위한 상징적 프로젝트”라고 지적하며 “이는 군사적 효율성과는 별개로 지정학적 의미에서 매우 도발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