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우성7차에 마련된 삼성물산 홍보 부스(사진 왼쪽)와 대우건설 홍보 부스.@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하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맞붙은 개포우성7차 재건축 수주전의 분위기가 심상찮게 흘러가고 있다. 언더독 대우건설이 탑독 삼성물산보다 좋은 제안을 했다는 평가가 쏟아져서다.

개포우성7차는 서울 강남구 개포로110길 15에 있다. 1987년 준공된 802가구 규모 단지다. 재건축이 끝나면 임대 165가구를 포함해 1234가구를 수용하는 신축 단지가 들어선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루미원, 대우건설은 써밋 프라니티를 짓겠다며 지난달 19일 조합에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개포우성7차에 홍보 부스를 마련해 자신들의 제안을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있다. 조합은 오는 20일 1차 합동홍보설명회 이후 홍보관 설치를 허용할 예정이다.

뉴스임팩트는 개포우성7차 조합원들로부터 시공자 입찰 제안서 비교표를 입수하고 의견을 들었다. 조합원들은 "대우건설 제안이 삼성물산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입찰 제안서 비교표 1.@개포우성7차 조합원 제보

조합원 A 씨는 "삼성물산이 기업 체급 측면에서 대우건설보다 우수하지만 막상 금융 제안은 대우건설이 나아 보인다"고 운을 뗐다.

그는 "사업비 대여 항목을 보면 삼성물산은 시중 최저 금리를 약속했다. 다만 최저 금리라 한들 CD+1.3% 정도고 통상적으론 CD+2.5%가 많다는 게 은행권 얘기"라며 "반면 대우건설은 CD+0.0%를 못 박았다. 손해를 보더라도 조합원들 이익을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CD는 양도성 예금 증서(Certificate of Deposit)다. 양도성 예금 증서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고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 CD 금리는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 금리로 활용된다. 지난 8일 기준 CD 금리는 2.5%다.

A 씨는 "삼성물산은 자체적으로 신용 공여를 할 수 있다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안 받아도 된다고 내세웠다. 이는 삼성물산 장점"이라면서도 "대우건설은 HUG 보증을 받는 대신 수수료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했다. 이러면 양사 간 차이가 없다"고 했다.

HUG 보증은 조합이 사업비를 금융사로부터 대출받을 때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받는다. 금융사는 만약 사업이 잘못돼도 조합 대신 HUG가 대출을 갚는다는 보증이 있으므로 안심하고 자금을 빌려줄 수 있다.

A 씨는 "분담금 항목에선 삼성물산은 수요자 금융 조달 방식, 대우건설은 분담금 납부 시기 선택제를 제시했다"며 "조합원으로선 대우건설 제안이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어 끌린다"고 했다.

수요자 금융 조달을 하면 조합 연대보증을 받은 조합원들이 은행에서 분담금을 대출받는다. 분담금 납부 시기 선택제는 시공사가 분담금을 미리 확보해 사업을 진행하고 조합원들은 원하는 시기에 분담금을 내는 방식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입찰 제안서 비교표 2.@개포우성7차 조합원 제보

다른 조합원 B 씨는 설계 제안에서 대우건설이 우위라고 전했다. 그는 "삼성물산은 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개포우성7차 재건축 단지를 잇기 위한 특화 설계와 인허가를 지원하겠다고 했다"며 "대우건설은 삼성물산보다 한발 더 나아가 대청역 연결 공사비 80억원을 내겠다고 했다. 당국이 인허가를 안 내줄 경우 80억원을 재건축에 투입하겠다는 게 대우건설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삼성물산 총공사비가 6757억여원, 대우건설 총공사비가 6778억여원인데 대청역 연결 공사비까지 고려하면 조합원으로선 대우건설 제안에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B 씨는 스카이브릿지, 프라이빗 엘리베이터 시스템을 대우건설이 제안한 것도 높은 점수를 줬다. 개포우성7차를 강남권에서 손꼽히는 단지로 만들려는 의지가 느껴진다는 이유에서다. 삼성물산은 스카이브릿지를 설계에 넣지 않았다.

프라이빗 엘리베이터 시스템은 가구당 1대 이상의 엘리베이터를 배치한다는 뜻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강남구 청담동 최고급 빌라에서나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대우건설이 개포우성7차에 들고 나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