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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포스코그룹이 미국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섰음에도 주가를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현대제철이 추진하는 미국 루이지애나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에 지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대미 투자 비용의 절반(약 4조2500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하겠다고 밝혔는데 포스코가 투자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지 생산이 트럼프발 25% 철강 관세를 벗어날 유일한 타개책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그룹은 지분 투자 대가로 조강 생산량의 일부를 넘겨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 등 반제품을 만드는 상공정 분야에 진출해, ‘쇳물부터 완제품까지’ 현지에서 생산·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협상이 성사될 경우 가스관 기자재 공급망이 안정화되면서, 그룹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LNG 터미널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필두로 미국 알래스카 가스관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면서 그룹사 전체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란 분석이다. 포스코가 고망간강 등 강재를 생산·공급하면, 포스코이앤씨가 LNG터미널을 건설하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5만3100원에서 16일 5만2950원으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94억원, 28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1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현대제철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를 크게 자극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생산라인을 떼어주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직속 조직인 '글로벌통상정책팀'이 현대차와의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 가스전 생산 확대에 힘입어 탄탄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반면, 기존에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포스코는 철강 시황 악화로 실적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장 회장은 본원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위주의 체질 개선을 강조해 왔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6조7679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투자재원은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저수익 사업 55개와 비핵심 자산 70개를 정리해 2026년까지 2조7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45개 처분을 완료해 6625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