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엔비디아 본사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강자 엔비디아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중 수출 규제 강화로 인해 핵심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막대한 매출 손실을 입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칩인 H20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엔비디아는 약 55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매출에서 중국비중 10% 차지하는 엔비디아 타격 불가피=엔비디아는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특히 데이터 센터와 AI 칩 부문에서 중국 고객들의 수요는 압도적이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은 한때 전체의 20~25%를 차지했으며, 이는 단일 국가 기준으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비중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2024년 이후 중국 매출은 10% 이하로 감소했으며, 데이터 센터 매출 비중도 중간 한 자릿수로 축소되었다. 이는 단지 수요 감소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수출 규제가 엔비디아 제품의 중국 내 유통을 막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에 H20 칩의 중국 수출을 위해 별도의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정부가 허가해주지 않으면 H20 칩의 중국 수출은 물건너간다는 얘기다.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내 주요 고객들은 H20 칩의 납품을 기대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수출중단 조치로 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H20 칩은 2023년 미국 정부가 AI 칩인 A100, H100, A800, H800 등의 수출을 차단한 이후, 중국에서 법적으로 판매 가능한 주요 제품으로 설계된 엔비디아의 차세대 전략 칩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엔비디아는 2025 회계연도 1분기 기준 약 55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기적으론 중국의 기술 자립 가속화 계기 될 듯=더 버지는 최근 보도에서 "미국의 기술 수출 규제가 중국 기업의 국산화 움직임을 오히려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화웨이는 엔비디아의 대체재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자국 AI 생태계의 독립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AI 반도체 스타트업들과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들이 H20 대체 모델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레드번 애틀란틱의 마이크 포터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중국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엔비디아의 기술 우위와 글로벌 시장 지배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엔비디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AI 반도체 수요는 미국, 유럽, 중동 지역으로 빠르게 분산되고 있으며, 엔비디아는 수익원을 다변화하며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젠슨 황의 전략적 행보와 평가=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최근 미국 내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트럼프 정부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제스처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급격한 매출 감소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젠슨 황은 최근 인터뷰에서 “AI 혁신은 통제할 수 없다”며, 미국의 수출 규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중국 매출 급감과 수익 손실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됐다. 특히 H20 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 고객들과의 신뢰 손상은 향후 계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엔비디아 칩 수출중단 조치는 단순한 기업 문제를 넘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략적 충돌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엔비디아 칩에 의존해온 중국은 당장 뼈아픈 상처를 입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엔비디아에 대한 칩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이 자체적으로 AI 칩 개발에 더 적극 나설 경우, 중국의 기술 자립을 가속화하는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