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가 개발 중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 KAAN.@Turkish Aerospace
[뉴스임팩트=이정현 통신원] 유럽과 아시아의 접경에 위치하면서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가진 튀르키예는 오래 전부터 국제정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맹국이면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독자적인 외교정책은 미국을 포함한 NATO 국가들 사이에서도 문제시되어 왔고 결정적으로 2019년 튀르키예가 러시아제 S-400 지대공미사일을 도입하자 미국은 F-35 라이트닝Ⅱ 공동개발 프로그램에서 튀르키예를 완전히 배제시켜 버리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공군 전력의 공백을 우려한 튀르키예는 당초 F-35와 함께 운용하기 위해 개발 중이던 경량 스텔스 전투기를 주력 전투기 급으로 끌어올려 연구개발을 이어갔고 마침내 작년 2월 21일 첫 자국산 스텔스 전투기 KAAN(칸)의 시제기가 초도비행에 성공한다.
F-35를 대신해야만 하는 KAAN은 튀르키예 입장에선 방위를 넘어 국가의 위신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튀르키예 항공우주산업(TAI)의 테멜 코틸 CEO는 KAAN이 F-35를 능가하는 성능을 가졌다고 호언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백 기가 실전 배치된 F-35와 이제 고작 두 번의 시험비행을 마친 KAAN의 성능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객관적인 수치만 비교하면 KAAN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이 개발한 F110-GE-129 터보팬 엔진을 쌍발로 탑재하여 약 26.7톤의 추진력을 가져 F-35의 19.5톤을 상회하고 있지만 F-22나 Su-57, J-20 등의 동급 기체들 모두가 F110보다 강력한 엔진을 탑재하였기 때문에 이들과 비교하면 KAAN의 추진력은 부족한 편에 속한다.
특히 F110 엔진을 쌍발로 탑재하는 과정에서 초기 컨셉보다 기체가 매우 커졌는데 전장만 해도 무려 21m로 F-35의 15.6m보다 확연히 길고 한편으로는 그만큼 병장과 항속거리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튀르키예가 주장해온 초음속 순항이 커져버린 기체 크기로 인해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항공전에 있어서 파일럿의 생사를 가르는 화기관제 레이더와 전자전 시스템, 이것들을 제어하는 작전 소프트웨어와 같은 중요한 기술들을 튀르키예가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탑재할 수 있을지도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마지막으로 대다수의 전투기들이 그러하였듯 KAAN도 개발기간이 계속 길어지면서 2030년으로 예정된 튀르키예 공군 배치 계획이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는데 드론에서는 업계 선두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튀르키예지만 유인전투기 연구개발에서는 기술과 노하우의 부재를 계속 드러내면서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