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총괄사장@한화에어로스페이스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승계 목적 유상증자’ 논란 정면돌파에 나섰다.
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배정 유사증자 규모를 기존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한다고 정정공시했다. 줄어든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파트너스·한화에너지싱가포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로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에 한화오션 매각대금으로 지급했던 금액이 고스란히 되돌아오는 셈이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오너일가 가족회사인 한화에너지가 가진 한화오션 지분을 비싸게 사들였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후 일주일 만에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회삿돈은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에 써버리고, 부족해진 투자 재원 마련 부담은 주주들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총괄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화 본사에서 열린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주주가치를 올리는 것으로 방향을 변경하지 않으면 경영적으로 좋은 방향이라도 환영받지 못할 거라고 판단했다”라고 “환영받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유상증자 구조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유상증자나 제3자 배정 증자는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안 총괄사장은 유상증자의 필요성에 대해 “세계적인 국방비 증액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EU가 한국에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블록화로 대응하고 있어 비유럽 업체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화에서 답을 찾고 막대한 투자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8년까지 방산과 조선·해양·에너지 분야에 1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유상증자로 3.6조원를 조달하고 남은 금액은 회사채발행과 차입을 통해 충당할 방침이다. 향후 해외투자에 약 6.3조원, 기술개발(R&D)에 1.6조원, 지상방산 인프라에 2.3조원, 항공우주산업 인프라에 1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안 총괄사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월 한화오션 지분을 추가 인수한 이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호주 호위함 사업 수주에 실패한 원인이 한화오션이 모회사로부터 탄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기업으로 비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라며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화오션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결정은 “증여와 무관하게 사업적 목표를 가지고 진행한 의사결정 사항이었다”라며 “지분인수 이후에도 주가가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시장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의 시너지 효과를 떠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연결 기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3조원을 기록, 10년 뒤인 2035년에는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