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빈방문중인 덴마크 프레데릭 10세 국왕@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종국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세계경찰로서의 미군의 역할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자, 세계 각국의 국방비 지출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군사 정책 기조 변화와 함께 글로벌 안보 환경이 재편되면서, 주요 국가들이 방위력을 강화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국방정책 변화=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며 줄곧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해 왔다. 2기 행정부에서도 이 기조를 유지하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게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목표인 2%를 초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아예 끊어버리자 유럽 여러나라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 패배할 경우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전략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주요국들은 앞다퉈 방위비 증액 계획을 발표하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 동맹국들 또한 자국 방위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나토 및 유럽 개별 국가들의 국방비 증액=트럼프 대통령의 나토 방위비 분담 압박이 지속됨에 따라,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
독일은 2025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2% 이상으로 증액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프랑스는 향후 5년간 방위 예산을 대폭 증액해 자국 방산업을 육성할 계획임을 밝혔다. 영국 역시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핵전력을 포함한 방위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군사 전문가 마이클 클락은 "트럼프 행정부의 나토 정책은 유럽 국가들이 자주 국방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만들었다"며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과 러시아의 위협 속에서 유럽 국가들은 자체적인 방위력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과 한국의 국방력 강화=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한국이 군사력 증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은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공식화하며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고 있으며, 한국도 북한의 위협과 미중 갈등 속에서 최첨단 무기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아시아 안보 전문가 존 헴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조는 동맹국들에게 더 많은 부담을 떠넘기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일본과 한국은 자국 방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중국과 러시아 또한 미국의 국방정책 변화에 맞춰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갈등 속에서 해군력과 공군력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서방의 군사적 압박에 대응해 핵무기 및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산하 국제군사연구소의 알렉세이 코르네예프 연구원은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군사 정책은 러시아와 중국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군사 기술 협력과 공동 방위 프로젝트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