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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알루미늄을 둘러싼 관세전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전선업체들의 대미 수출길이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산 원료를 사용해 한국에서 생산된 모든 알루미늄 연선·케이블(AWC)에 86%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중국 AWC에 부과되는 관세와 동일한 수준이다. 미국이 한국을 콕 집어서 강화된 관세 조치에 나선 이유는 중국산 원재료가 한국 전선업체를 통해 미국으로 우회수출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번 관세 조치로 부산케이블앤엔지니어링이 타격을 입게 됐다. 부산케이블앤엔지니어링은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중국 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산 소재를 사용한 AWC를 미국에 수출해 왔다. 반면, 동종업계인 대한전선은 AWC 대미 수출을 진행하고 있지만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관세를 면제받았다.

LS전선, 가온전선, 대원전선, 태화, 티엠씨 등은 AWC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지 않아 실질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들이 미국 상무부의 조사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이유로 AFA(피조사기업에 불리한 가용정보를 사용하여 제재 수준을 상향하는 기법)가 적용돼 관세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은 우려를 모은다. AFA 적용 후에는 중국산 원자재 사용 여부를 증명할 추가 자료를 제출하기 어려워지며, 이미 결정된 높은 세율을 번복하기 쉽지 않아서다.

알루미늄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품목이라는 점에서 향후 관세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달 12일부터 모든 국가의 알루미늄에 적용되는 25% 관세도 제품별 예외가 순차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관세 범위가 확대될 경우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에도 미국이 냉연강판에 최대 64.68%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의 냉연 대미 수출액이 1억1000만달러에서 1500만달러로 86% 감소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