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기업공개)가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발동 시한을 넘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IPO(기업공개)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 "확정된 바가 없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것이 없으나, 기회는 열려 있고 필요하다면 오픈 마인드로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검토한 내용도 없고 짧은 시간 내에 검토할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편차가 크긴 하지만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려면 통상 6~12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올 상반기 내 상장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오는 6월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소프트뱅크는 현대차그룹에 잔여지분 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풋옵션이 발동된다 해도 현대차증권의 재무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풋옵션 규모는 9422만5000달러(약 1370억 원)으로 현대차 영업이익의 1%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어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 상승을 고려하면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행사가 장기적으로는 현대차그룹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IPO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나스닥 증권거래소의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시장인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상장하려면 최근 3년 연속 흑자와 3년 합산 영업이익이 1100만달러(125억원)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당기순손실 규모가 △2021년 1969억원 △2022년 2550억원 △2023년 3348억원 △2024년 1~3분기 3156억원으로 매년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IPO 시 기업가치가 낮게 책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승계 자금 마련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IPO도 신중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부친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주요 계열사 지분을 넘겨받기 위해 약 2조6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정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계약 당시 사재 2400억원을 들여 지분 20%를 확보, 이후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지분율을 21.27%로 높였다. 업계 예상대로 상장 이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가 약 10배로 뛴다면 정 회장은 평가차익으로 약 2조원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