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맞붙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포주공6·7단지는 개포로 516에 있다. 1983년 건립됐다. 6단지가 1060가구, 7단지가 900가구다. 재건축 절차가 끝나면 2698가구 규모 새 단지가 만들어진다. 예정 사업비는 1조5139억6100만원, 3.3㎡당 890만원이다. 내달 12일 오후 2시 입찰이 마감된다. 입찰서는 같은 날 오후 3시에 개봉된다.
뉴스임팩트는 지난 1일 개포주공6·7단지를 찾았다. 오래된 단지여서 주차 공간이 극히 부족한 데다 상가 역시 낡았다. 아파트 동 도색이 벗겨진 부분도 눈에 띄었다. 다만 입지가 좋은 강남권 단지답게 오가는 주민이 많아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단지 곳곳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다른 건설사 현수막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현장 설명회 때 두 건설사 외에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GS건설을 비롯한 8개 건설사도 참여한 측면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였다.
이에 대해 개포주공6·7단지 인근에 있는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우건설 등 타 건설사도 활동하긴 한다"면서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공을 들이는 건 맞다. 두 건설사가 겨룰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른 의견도 나왔다.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 입찰 마감까지 한 달 넘게 남았는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만 주목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여러 건설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여 더 좋은 제안을 해주길 바라는 게 조합원 여론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변수는 삼성물산이 송파구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단 점이다. 잠실우성1·2·3차는 지난해 9월 GS건설만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다. 오는 3월 4일 재입찰이 마감된다. 예정 공사비는 1조6934억원, 3.3㎡당 920만원이다.
삼성물산이 GS건설과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수주전을 치르겠다고 결심하면 개포주공6·7단지에선 발을 뺄 수도 있다. 체급이 비슷한 1군 건설사와 동시에 출혈 경쟁을 하는 건 삼성물산에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경쟁자가 사라진 현대건설이 개포주공6·7단지에 수의계약으로 무혈 입성할 여지가 생긴다.
만약 수의계약이 현실화하면 경쟁을 기대하는 개포주공6·7단지 조합원들이 크게 반발할 전망이다.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조합 집행부가 수의 계약을 택할 시 서울시, 강남구청,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기관에 조합원들의 불공정 거래 신고가 쏟아질 것"이라고 했다. 어떤 식으로든 수주전이 성사되길 바라는 조합원이 대부분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