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함 건조 동맹국 주문" 발언에...한화오션 주가 급등
한화오션 주가 이틀새 16.3%↑...美 군함 신조 발주 시장 규모 연 500억 달러
이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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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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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한화오션의 미 군함 신조 시장 진입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10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 주가는 4만5050원으로 이틀 새 16.9%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6일(현지시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해군 함정 건조 문제와 관련해 "동맹국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도크(배를 만드는 작업장)가 없고 선박 건조 준비가 안 되어 있어, 준비될 때까지 다른 나라에 주문을 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는 함정 건조 및 수리 인프라 손상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관련 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다. USC 8680 법률대로면 모항지가 미국 또는 괌인 선박은 해당 지역 외의 조선소에서 MRO를 받을 수 없지만, 연안전투함으로 배치・운용되는 선박과 항해 수리(선박 임무 수행을 위한 수시 정비 작업)의 경우 외국 조선소에서 MRO 수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는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일본 스미모토, 인도 L&T・마자곤도크・코친조선소 등과 함정정비협약(MSRA)를 체결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윌리 쉬라함’ MRO 사업 수주를 성공한 데 이어 3개월 후인 11월 급유함 '유콘' MRO 사업을 추가로 수주하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업계는 한화오션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미 해군과 확고한 신뢰관계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의 미 군함 신조 시장 진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미 해군이 향후 30년 동안 함선 364척을 구매하기로 하면서 미국 군함 신조 발주 시장 규모는 연간 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미국 주요 조선소 10곳의 매출액 합계는 250억 달러에 불과해 관련 수요를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미국 내에서 처리되지 못한 물량에 한국 조선소가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중국 견제를 위해 자국 내 발주 물량을 먼저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 수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탄탄한 기존 공급망, 저렴한 함정 가격, 납기 준수 능력 등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로 거점을 확보해 둔 점도 긍정적이다. 필리조선소는 상선 부문 DWT 기준 역대 생산능력 미국 4위에 해당하며, 수상함 건조 이력은 없지만 교육함, 수송함 등을 꾸준히 건조해 왔다.
신한투자증권 이동헌 연구위원과 이지한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미국과의 군함 MRO, 신조 건조의 시너지 효과를 수치화해 계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면서도 “분명한 것은 미국 군함 사업은 새로운 영역에 대한 사업 확장이자 세계 군함・잠수함 시장에 대한 지배력 확대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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