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일본 102대 총리에 오를 집권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은 총재 선거에서 4번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5번째 승리를 거머쥔 인물이다.
4전5수 끝에 자민당 총재에 선출된 이시바는 10월1일 임시국회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뒤를 이어 차기 총리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 4전5기 오뚝이 정치인=이시바는 지난 2012년 자민당이 야당이던 때 총재 선거에 출마해 1차 투표에서 1위를 거두고도 결선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패했던 한이 있었는데, 이번에 승리하면서 패배의 기억을 모두 지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시바는 정치적으로 자민당 내 비주류이면서 온건파로 분류된다. 한일관계만 놓고 보면 비교적 전향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시바는 과거 한일관계사와 관련해서 “역대 총리가 사죄의 뜻을 밝혔음에도 한국에서 수용되지 않는 것에 좌절감이 크다. 그럼에도 납득을 얻을 때까지 계속 사죄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히는 등 극우정치인 아베 신조와는 격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각에서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식민지 지배에 대해 공식 사죄한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 이후 한일 관계 개선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렇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독도 영유권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당장 한일관계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
또 방위상을 지낸 안보 전문가인 그가 자위대 헌법 명기,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추진 등 몇가지 중요한 사안과 관련해서 한국과 갈등을 빚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아버지 이은 세습정치인=이시바는 1957년 도쿄 지요다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이시바 지로(1908~1981)는 일본 서남부 돗토리현 지사 출신이다.1979년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한 후 은행원으로 일했고, 부친이 별세한 1981년 아버지를 이어 정계에 입문한 또 한명의 세습정치인이다.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이력은 특이하다. 그는 1986년 중의원(일본 하원) 선거에서 당시 최연소인 29세로 당선된 이후 내리 12선을 했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시절 방위청 장관으로 입각했다. 이후 아소 다로, 아베 신조 등 자민당 내각에서 농림수산·지방창생담당상 등 각료를 두루 거친 관료 전문가다.
그는 취미가 전투기·군함 장난감 조립이다. 방위청 장관 시절에 러시아 국방장관과 회담을 앞두고 이틀 동안 밤을 새우며 러시아 항공모함 모형을 제작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 카레라멘, 철도에 열광하는 정치인=이시바는 라멘광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민당 내 라멘문화 진흥을 목표로 하는 의원연맹 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라멘 중에서도 카레라멘을 특히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그냥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기도 잘 만든다고 한다. 그는 한 TV와의 인터뷰에서 “카레라면을 먹을 때마다 행복하다고 느낀다”며 “집에서도 가끔 카레라멘을 직접 만들어먹곤 한다”고 말했다.
이시바는 또 철도와 사랑에 빠졌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철도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는 지역구인 돗토리현과 도쿄를 오갈 때 비행기 대신 침대 열차를 타는 것으로 유명하다.
'철도 마니아'를 자부하는 이시바는 정치 신인 시절부터 지방과 도쿄를 직접 연결하는 침대 특급 열차를 애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는 철도애용과 관련해서 "야간 특급 열차가 없어지면 지방이 쇠퇴한다"는 주장을 입버릇처럼 할 정였다.
지난해 7월 그는 주고쿠신문 인터뷰에서 "침대 특급 기차를 타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강연 준비를 하거나 정책을 공부할 수 있다"고 말해 열차의 장점에 대해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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