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우의 전쟁영화 이야기(21)] 학도의용군 활약 그린 포화 속으로

최진우 승인 2024.05.22 02:00 의견 0
영화 포화속으로@뉴스임팩트 자료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2010년 개봉한 영화 포화 속으로는 실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의 포항 진입을 지연하게 만들었던 한국군 제3보병사단 소속 학도의용군들의 포항 전투에서의 실화를 소재로 제작된 영화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예상치 못한 선제공격과 함께 휴전선을 넘은 북한군은 이후 파죽지세로 남쪽으로 진격을 거듭한다. 밀리고 밀려, 더 이상 밀릴 곳이 없어진 한국군은 연합군의 도착을 기다리며 낙동강 사수에 올인하기로 한다.

그런 상황에서 낙동강 사수를 위해 이동해야 하는 제3보병사단 소속 강석대(김승우 분) 부대는 이미 전선의 최전방이 되어버린 포항을 비워둘 수 없어 71명의 학도병을 그곳에 남겨 두고 떠날 수밖에 없게 된다.

학도병 중에는 소년원에 끌려가는 대신 전쟁터에 자원한 갑조(권상우 분), 전투에 따라가 본 경험이 있는 장범(최승현, 가수 탑) 등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섞여 있는데, 이들은 영화 초반에는 서로 불신하고 무시하는 등 갈등을 나타낸다.

하지만 북한군 진격대장 박무랑(차승원 분)이 이끄는 인민군 766 유격대가 포항을 공격하기 위해 학도병들이 지키고 있는 포항여중으로 진격하면서 상황은 급격하게 돌변한다.
학도병들은 한데 힘을 모아 북한군에 맞서 용감하게 싸우지만 결국 모두 전멸한다. 그 과정에서 박무랑이 전사하는 등 북한군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이 영화는 실화와 영화적 요소가 혼재되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영화에서는 학도병 전원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전사자 48명, 부상 6명, 실종 4명, 포로 13명이었다.

또 학도병들이 모두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서울대생, 중앙대생 등 일부 대학생들도 현장에서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 영화가 극적인 요소를 위해 실제와는 다소 다른 설정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영화 외적으로도 이 영화는 진영 논리에 휘말렸다. 학도병들의 활약을 그린 전쟁영화라는 점에서 우파쪽에서는 일단 환영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북한군 장교로 나온 차승원이 영화 초반 너무 멋있게 그려졌다는 점에서 북한군을 미화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우파쪽에서 나왔다.

반면 좌파쪽에서는 신파적인 요소들을 가미한 또 다른 반공영화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파들이 표를 강매해서 억지로 관객수를 늘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화는 그러나 어느 한쪽의 진영논리를 대변한다고 할 수 없다. 학도병들의 장엄한 희생을 미화한 것 못지 않게, 한국군의 허술한 지휘체계를 여과없이 내보낸 것은 우파 쪽에서도 불만스러워 했던 것이다.

진영논리와 상관없이 이 영화는 흥행면에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관객 333만명으로 평타는 쳤는데, 관객의 상당수는 10대, 20대 여성들이 주를 이뤘다. 권상우와 가수 탑 등 당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톱배우들을 기용한 것이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영화에서 이 영화의 평점이 꽤 높게 나오는 것도 열렬한 팬층의 지원때문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평점: ★★★★☆ (5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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