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④] 경제는 살렸지만 국민밉상된 일본 기시다 총리

최진우 승인 2023.11.29 13:25 의견 0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지지율은 현재 역대급으로 떨어져 있다.

마이니치신문의 11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각 지지율은 21%에 불과하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무려 74%에 달한다.이같은 지지율은 2012년 자민당이 민주당에게 정권을 탈환한이후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이다.

기시다 정권이 이처럼 비참할 정도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엔저로 인한 물가상승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잃어버린 30년동안 물가든, 월급이든 오르지 않는 것에 익숙해 있다.

월급이 거의 오르지 않아도, 생활물가가 사실상 30년전과 마찬가지여서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작년부터 엔저여파로 수입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물가가 뜀박질을 하자 일본인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3%에 달한다. 물가인상률이 거의 없었던, 심지어 마이너스 물가에 익숙했던 일본인들로서는 도무지 3% 물가상승률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고 있다.

물가가 오르는 것 만큼 월급이 오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는 명목임금은 오를지 몰라도,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18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벌이고 있다. 높아진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오히려 월급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경제에서 엔저는 수출기업에는 역대급 호재로 작용한다. 엔저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제조업체들은 매출증대와 순익증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자동차메이커인 도요타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 순익이 2조5000억엔에 달하고, 올해 전체로는 4조엔 이상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일본 관광산업에도 가뭄에 단비로 작용한다.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엔저효과 덕분에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날로 늘어가고 있으며 10월 방문객 수만 보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다수 일본국민들은 기업실적이 좋아지든 말든, 관광산업이 살아나든, 말든 일단 내 호주머니가 비어가고 있는 것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삶 자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기시다를 둘러싼 정치자금 규정법 위반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기시다가 곧 실각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기시다는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이다. 기시다를 지지하지 않는 일본국민들 중 “그냥 기시다가 싫다”라고 생각하는 응답이 많은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엔저로 인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고물가도 그렇지만, 잇단 정책 실패에 질린 일본인들은 기시다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기시다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현재로선 사퇴밖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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