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르포①] “관광대국 유럽이 살아난다” 곳곳에 미국 한국 중국관광객 북적

최진우 승인 2023.09.19 10:51 의견 0
사람들로 붐비는 샤를 드골 공항. [파리=최진우 기자]


[말라가, 세비야(스페인)/뉴스임팩트=최진우기자] 지난 주말인 17일 파리 샤를 드골공항은 사람들로 발디딜틈이 없었다. 파리에 도착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공항은 인산인해였다.

파리를 경유하거나 파리에서 다른 유럽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도 많기는 마찬가지였다. 유럽 주요도시와 연결하는 드골공항 2터미널 F라인은 의자는 물론, 서있을 자리조차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유럽의 관광산업 현황을 취재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출발한지 13시간30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항로가 다소 변경된 탓에 파리까지는 전쟁 이전보다 거의 2시간이 더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스페인 말라가행 비행기를 탔다. 연발과 연착이 일상인 유럽에서 다행히 출발은 30분밖에 늦지 않았다.

말라가는 안달루시아 최대 관광도시중 하나다. 1년내내 따뜻한 날씨 덕분에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러시아 부호를 비롯해 러시아 관광객들이 겨울을 나는 곳으로 유명했다.

주말임에도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말라가 시내 레스토랑들. [말라가=최진우 기자]


수년 만에 다시 찾은 말라가는 거리가 활기로 넘쳐났다. 다른 유럽국가를 비롯해 미국, 한국, 중국, 일본인들이 거리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말라가는 코로나 기간 국경봉쇄와 엄격한 방역조치로 타격이 컸지만 이제는 다 과거의 얘기가 됐다.

말라가 관광청 페드로 마르티네즈(45)씨는 “작년부터 관광객들이 쏟아지기 시작해 지금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이한 점은 과거에 보지 못했던 미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분석업체 포워드키즈에 따르면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올랐음에도 올해 미국에서 6~8월 북유럽행 항공권 예약과 남유럽행 항공권 예약은 전년 대비 각각 25%, 1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강세가 주된 요인으로 보이는데, 덕분에 스페인 관광산업은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스페인의 경우 올해 1~7월 476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높은 수치다. 2019년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불과 0.8% 가량 낮은 수치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거의 다 회복했다는 말라가 관광청 관계자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준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세비야. [세비야=최진우 기자]


말라가에서 차로 2시간 넘게 떨어진 세비야도 사정은 비슷했다. 알카사르와 스페인 대성당, 스페인 광장 등 역사적 유물이 즐비한 세비야는 코로나 이전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은 곳이었는데, 최근에는 늘어난 관광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슬람과 스페인 양식이 어우러진 알카사르 궁전은 대기줄만 200여명이 늘어서 있었다. 온라인으로 사전예약을 했음에도 현장은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정신이 없었다.
알카사르 궁전 입구를 지키고 있는 후안 앙헬(32)씨는 “평일에는 하루 평균 5000여명이 궁전을 방문하는데, 주말에는 그 숫자가 훨씬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몇 달전부터 아시아 관광객들이 많이 눈에 띄고 있는데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은 것 같고, 요즘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관광객 특수는 파리, 런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유럽 내 주요 관광도시들도 마찬가지다. 영국 경제연구소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올해 바르셀로나와 런던에는 2019년 대비 각각 16%, 13% 많은 미국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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