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자위대가 지난 1월 추락한 F-15J 조종사 비행착각으로 결론

2019년 F-35A 추락 후 3년 만에 재발한 F-15J 추락사고에 항공자위대 진땀

이정현 승인 2022.06.15 21:05 의견 0
▲ 일본 항공자위대의 주력 전투기인 F-15J Ⓒ항공자위대 홈페이지


[뉴스임팩트/일본=이정현 통신원] 지난 1월 이시카와현(石川県)에 위치한 코마츠(小松)기지에서 F-15J가 이륙 직후 추락하여 조종사 2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항공자위대는 조종사 2명 모두 비행착각(飛行錯覺, spatial disorientation)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결과를 이번 달 2일 발표했다.

비행착각이란 비행 시에 작용하는 빠른 가속도와 시야전환 때문에 조종사의 인체평형기관이 혼란에 빠지는 착각현상으로 특히 해상 비행은 하늘과 바다를 혼동하기 쉽고 야간에는 별빛과 선박의 불빛을 구분하기 어려워 사고 위험이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사고시각은 1월 31일 오후 5시 29분으로 야간훈련을 위해 이륙한 사고기는 53초 만에 코마츠기지에서 서북서쪽으로 5.5km 떨어진 동해상에 추락했다.항공자위대의 조사에 의하면 사고기는 이륙 후 고도 약 150미터에서 구름 속으로 들어갔고 추락 19초 전부터 기체가 급격히 오른쪽으로 기울면서 기수가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추락 11초 전에는 거의 수직에 가깝게 오른쪽으로 기울어서 고도 약 650미터에 도달했고 추락 2초 전인 고도 약 150미터에서 기체의 자세를 바로 잡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미 빠르게 하강하던 기체는 시속 720km로 해면과 강하게 충돌하고 말았다.

사고 발생 후 항공자위대는 바다 속에서 블랙박스를 비롯하여 좌우 날개와 꼬리날개, 엔진과 조종석 주변의 각종 계기부품 등을 회수하면서 원인 분석에 들어갔고 그 결과, 조종사가 기체를 격하게 움직인 기록이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비행자세가 올바르다고 오인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당시 이륙시간이 일몰 직후였던 데다 구름 속을 비행한 탓에 쉽게 비행착각에 빠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블랙박스를 통해 해당 기체에는 별다른 기계적 결함이 없었고 당시 코마츠기지의 관제관이 목격한 오렌지색의 발광은 기체가 해면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화염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사고기는 당시 2기 편대의 후방에서 이륙하였는데 먼저 이륙한 기체와는 총 2번의 교신이 있었고 그 중 한번은 앞서 이륙한 기체를 레이더에서 추적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항공자위대는 레이더 조작에 집중한 나머지 기체 자세를 바로잡는 타이밍이 늦었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었다.

한편 조사결과 발표 후에 열린 기자회견에 자리한 이즈츠 슌지(井筒 俊司) 항공막료장은 디지털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비행착각을 VR로 체험하고 대응하는 등의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추락 자동회피 시스템의 탑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9년 4월에도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A가 같은 원인으로 태평양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개선이 없었던 점을 근거로 여론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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