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우의 국제논단] 3연임 대관식 앞둔 시진핑의 대만침공 시나리오

최진우 승인 2022.03.21 11:05 의견 0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화상회의를 하고있는 모습=mbc뉴스 유튜브 영상캡쳐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에게 올해는 매우 중요한 해이다.이미 2연임을 한 시진핑의 집권2기(2018~2022년) 마지막 해이기 때문이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 수뇌부에게는 퇴임 공식이 있었다. 당총서기 10년을 지냈거나 새로운 5년 임기에 앞서 68세가 넘으면 은퇴한다는 것이 공산당 불문율이었다.하지만 시진핑에게 이같은 관행은 남의 나라 얘기가 된지 오래다.2012년 집권에 성공한 시진핑은 올해로 10년 임기를 채우게 되고, 나이로는 69세가 되었음에도 3연임에 대한 욕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진핑은 공산당 당헌과 당장 개정 등을 통해 10년마다 국가 주석을 교체해왔던 연임 규정마저 없애버려 시진핑의 3연임 도전을 통한 장기 집권 길을 열어놨다.당헌과 당정 개정을 통해 사실상 장기집권 플랜에 돌입한 시진핑으로서는 지난해부터 국내 여론통제 강화에 나섰다.

알리바바, 바이두, 디디추싱 등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통제는 반 시진핑 여론이 조성될 수 있는 싹을 자르겠다는 야욕에서 출발한 규제였다.2020년말에는 부패와의 전쟁을 시작했는데, 이것 역시 반 시진핑 정치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과 탄압을 통해 3연임에 걸림돌이 될 요인들을 모두 제거해나가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그러면서 중국 국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사교육 규제와 저소득층을 위한 공유주택 도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경제성장 과정에서 커질대로 커진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당헌과 당정 개정, 빅테크에 대한 강도 높은 군기잡기, 정적들을 겨냥한 대대적인 숙청, 빈부격차 해소 등 일련의 정지작업을 통해 시진핑은 사실상 3연임을 예약해 놓은 상태이다.올가을 열리는 당대회는 3연임과 함께 사실상 황제 자리에 오르는 시진핑의 대관식 자리가 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화려한 대관식을 가지려는 시진핑에게 2% 부족한 것이 있다.명실상부한 황제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국가적 숙원사업인 대만문제 해결이 발등의 불이다.‘하나의 중국’을 대내외에 표방해온 시진핑이 대만을 침공해 무력으로 대만을 흡수통일을 할 것이란 관측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시진핑은 지난 2021년 10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한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연설에서 “대만과의 통일은 반드시 실현돼야 하고 실현될 것”이라고 공포했다.
그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하는 것이 대만 동포를 포함한 중국 인민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며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 하에 평화 통일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겉으로는 평화적인 방법을 앞세웠지만 시도때도 없이 항공기를 보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고 항공모함을 대만해협에 파견해 무력시위를 벌이는 중국의 행태를 고려하면 침공을 통한 강제흡수통일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맞짱도 마다치 않는 차이잉원 대만총통의 깡다구와 대만에서 반중국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투표 같은 평화적 방법의 통일은 현재로선 중국이 기대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문제는 언제, 어떻게 침공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흥미로운 것은 최근 유출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옛 KGB)의 기밀문서에서 중국의 대만침공 시기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는 점이다.대만 자유시보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 인권운동가 블라디미르 오세치킨은 시진핑이 올 가을 대만침공을 고려했다는 내용을 담은 FSB 기밀 보고서를 공개했다.

시진핑이 침공시기를 가을로 잡은 것은 3연임의 최종관문인 당 대회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시진핑은 대만 수복을 통해 화려한 대관식의 대미를 장식하려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대만에 대한 흡수통일은 ‘하나의 중국’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진핑의 대만침공 시나리오에 차질이 생겼다.미국을 비롯해 유럽 각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무차별적인 제재 폭탄을 쏟아붓고 있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3주째가 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채 금융제재로 인해 국가부도 위기를 겪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의 목을 옥죄는 한편, 시진핑에 대해서도 러시아를 도울 경우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바이든의 경고는 러시아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혹시 있을지 모를 중국의 대만침공에 대한 사전경고의 성격이 더 강하다.

그럼에도 시진핑에게 있어 3연임은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명제다. 디디추싱, 알리바바에 대한 무자비한 군기잡기는 외국의 시선과 비판은 가볍게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을 천명한 사례들이다.그런 그에게 대만 수복은 3연임의 대미를 장식할 필수조건이다.대만을 반드시 수복해야 할 중국 땅으로 여기는 시진핑이 대만을 겨냥한 공격버튼을 언제 누를지는 알 수 없지만 3연임 시기가 다가올수록 그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로 흐르면서 러시아가 각종 제재로 곤경에 처하고 있다는 것을 목격한 시진핑은 속전속결로 대만을 정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 비로소 침공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임팩트 최진우 wltrbriant652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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