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표지.@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와 금융정보분석원(FIU) 간 소송전이 시작됐다. FIU 측은 "두나무의 법 위반 정도가 매우 크다"며 제재가 정당하다고 밝혔다.

두나무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1979년생 송치형 회장이 세운 회사다. 그는 2014년 증권 앱 증권플러스, 2017년 업비트를 출시해 두나무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FIU는 금융위원회 산하 기관이다. 자금 세탁과 외화 불법 유출 방지 업무를 수행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 1차 변론기일을 지난 17일 열었다. 원고 두나무, 피고 FIU다.

FIU는 지난 2월 영업 일부 정지 3개월, 이석우 대표이사(지난 1일 사임) 문책 경고, 준법감시인 면직을 포함한 제재를 두나무에 통보했다. 특정금융정보법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8~10월 진행된 현장 검사 결과 두나무가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19곳과 4만5000여건의 거래를 한 데다 고객 실명 확인을 소홀히 한 건수가 수십만 건에 이른다는 게 FIU 설명이다. 두나무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차 변론 때 두나무 측 대리인은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지시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했고 체이널리시스 설루션도 활용했다"며 "미신고 거래의 고의·중과실이 없으므로 제재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닥사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가 투자자 보호와 거래 지원 종목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만든 기구다. 체이널리시스는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이다. 블록체인은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한 후 수많은 컴퓨터에 복제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부른다.

FIU 측 대리인은 "닥사는 30개가 넘는 가상자산 거래소 중 5개만 모인 협의체에 불과하다"며 "닥사 지시를 이행했다고 해서 두나무가 필요한 조치를 다 했다고 볼 순 없다"고 했다.

이어 "가상자산 기업 델리오의 경우 미신고 거래소 4곳과 171건의 거래를 해 영업 일부 정지 3개월 제재를 받았다"고 했다. 델리오에 비해 중대한 위법을 한 두나무를 제재한 건 타당하다는 취지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9월 25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