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 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치받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꼬리를 내리고야 말았다. 사업가로서 천부적인 재능을 갖췄지만 됨됨이가 부족한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 CEO는 1971년생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다. 인터넷 도시 정보 서비스 업체 Zip2, 온라인 결제 회사 페이팔, 전기차 회사 테슬라,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로 성공 신화를 썼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1억3000만달러(1782억원)를 투입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

14일 CNN 방송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갈등 관계였던 트럼프 대통령과 최근 짧은 통화를 한 다음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에 대한 일부 게시물을 후회한다. 너무 멀리 나갔다"고 썼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서 물러난 뒤 전기차 보조금 정책, 감세 법안 등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충돌했다. 대통령의 1호 친구로까지 불렸던 머스크 CEO가 한순간에 저격수로 변모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머스크에게 실망했다"며 결별을 공식화했다.

문제는 머스크 CEO가 감정에 휩쓸린 나머지 책임지지 못할 위험한 공격을 강행하면서 불거졌다. 그는 '트럼프가 성 추문 사건에 연루됐다', '트럼프를 탄핵하고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머스크 CEO의 기세는 오래가지 못 했다. 지난해에만 머스크 CEO 관련 기업들이 미 정부 기관으로부터 30억달러(4조1124억원) 규모 계약을 따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눈치를 안 볼 순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기 힘을 알고 있었다. 그는 "정부가 머스크와 맺은 계약을 해지하겠다"며 머스크 CEO 약점을 찔렀다. 결국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여 사업 손실 위험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머스크 CEO가 현시대를 대표하는 걸물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능력만으로 세상만사가 해결되진 않는다. 재승박덕(才勝薄德·재주가 뛰어나지만 덕이 적은 이는 큰일을 못 해낸다는 뜻)이란 옛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님을 머스크 CEO가 새삼 입증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