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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미국발 철강 관세가 50%로 인상되면서 동국제강 수출길이 막힐 위기에 놓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가 북미 제철소 투자에 열을 올리는 중인 반면, 동국제강그룹은 현지 생산시설 확보를 당분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동국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이 올해 1분기 말 기준 1854억원으로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보니 직접적인 자금 투입보다는 수출영업지원TF 신설을 통한 시장 대응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동국제강은 해외 매출 비중이 5% 미만으로 낮은 편이라 관세 부과에 따른 실적 악화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동국씨엠(동국제강에서 인적분할한 냉연도금·컬러강판 자회사)은 해외 수출 비중이 62%에 달한다는 점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초 동국제강그룹은 컬러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가격을 낮춰 관세의 영향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관세율 인상으로 저가 전략이 통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률이 동국제강 0.6%, 동국씨엠 2.9%였다는 점에서 가격을 더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기존에는 미국 내 유통가 동반 상승을 고려하면 관세율 25%를 부과하더라도 가격경쟁력 손상 없이 수출이 가능했는데, 관세율 50%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미국으로의 수출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동국제강그룹은 미국 외 다른 국가로 수출 경로를 다각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유럽연합(EU)도 보복 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도 현금여력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라 우려가 커졌다.

최근 동국제강은 현대제철 단조사업부문 자회사인 현대IFC 인수전에 뛰어들며, 자금 확보를 위한 투자 유치에 나섰으나 재무적 투자자를 찾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무리한 차입을 통한 M&A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가운데, 현대제철 측도 동국제강을 최우선순위로 두진 않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제강 등 경쟁사가 현대IFC른 인수할 경우 동국제강의 시장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