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향한 자폭 드론 물량전 전개

월 평균 436기에서 올해 8월에만 781기 투입.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한계 시험

이정현 승인 2024.09.30 10:42 의견 0
우크라이나가 격추시킨 러시아 군의 드론 잔해. @우크라이나 국방부


[뉴스임팩트/이정현 통신원] 이번 달 8일, 라트비아 국방부는 라트비아 동부 레제크네 지역 인접국인 벨라루스로부터 러시아 무인기가 침입한 후 자국 내에서 추락하였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루어진 잔해 조사 결과에서는 해당 기체가 러시아 군이 사용하는 이란제 자폭 드론 샤헤드-136이라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또한 9월 7일에 이루어진 러시아 군의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하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부는 샤헤드-136 자폭 드론 67기 중 58기를 격추하였으며, 격추되지 않은 9기 중 6기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등지로 항로를 이탈했으며 남은 3기는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라트비아와 우크라이나의 발표를 종합해보면 러시아 군의 제어을 벗어나버린 6기의 자폭 드론 중 하나가 벨라루스를 지나 라트비아까지 비행하였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측의 발표를 보면 올해 8월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샤헤드-136은 총 781기로 과거 최다를 기록했다.

2023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 1년 동안 투입된 샤헤드-136은 총 5233기로 월 평균 436기가 우크라이나를 향했지만 8월 들어 투입 기체수가 1.7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9월 역시 10일까지 열흘 동안에만 총 364기가 투입되었는데 같은 속도라면 9월 한 달 간 러시아는 무려 1100기의 샤헤드-136을 사용하는 셈이 된다. 즉, 러시아의 샤헤드-136 조달 속도가 무언가의 이유로 굉장히 빨라졌고 급격히 투입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급증한 샤헤드-136을 러시아가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사례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9월 1일부터 10일까지 비행한 364기 중 약 18%가 우크라이나 군의 요격과는 무관하게 목표지점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러한 경향은 8월 말부터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사령부가 보고한 바 있는데 8월에도 우크라이나로 날아간 샤헤드-136 781기 중 약 9%에 해당하는 72기가 목표지점에 도달하지 못했고 모두 8월 21일에서 31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처럼 자폭 드론들이 러시아 군의 제어를 벗어나는 사례가 빈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 군의 전자전 능력이 효과를 거둔 경우도 있겠지만 급격히 투입물량을 늘리면서 발생하는 문제들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예를 들면 샤헤드-136을 이란으로부터 완성품으로 수입하는 것 외에 러시아 내에서 라이센스 생산으로 생산량을 무리하게 늘리면서 질 낮은 부품을 사용하거나 대량생산을 위해 일부 사양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기체 고장이 발생하는 가능성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활용하는 자폭 드론의 절대적인 숫자가 몇 배로 증가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대부분이 격추되거나 목표지점에 도달하지 못한 탓에 우크라이나가 입는 피해는 많지 않은 편이지만 매월 1000기 이상의 자폭 드론이 끊임없이 투입된다면 우크라이나로서는 기관총과 기관포를 이용한 대응에도 한계가 있어 지대공 미사일의 급격한 소모와 동시에 방공망에 허점을 드러낼 것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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