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현문, 효성 비상장사 주식 매각 위해 조현준 압박"

지난 9일 조현문·박수환 10차 공판서 지적

이상우 승인 2024.09.10 01:00 의견 0

조현문 전 효성중공업 부사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검찰이 "조현문 전 효성중공업 부사장 측이 갖고 있던 효성그룹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매각하고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측을 압박했다"고 했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슬하에 조현준 회장(1968년생), 조현문 전 부사장(1969년생), 조현상 HS효성그룹 부회장(1971년생) 3형제를 뒀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2014년 조현준 회장 경영 비리를 고발하며 '형제의 난'을 일으켰다. HS효성그룹은 지난 7월 형제간 독립 경영을 위해 효성그룹에서 분리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강요와 공갈 미수 혐의를 심리하는 10차 공판기일을 지난 9일 열었다. 피고인은 조현문 전 부사장과 그를 지원한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이하 뉴스컴) 대표이사다.

공갈은 불법적인 이익을 얻고자 다른 사람을 협박하는 일이다. 미수는 범죄를 실행하려다가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박수환 전 대표는 1958년생으로 외국계 홍보대행사를 다니며 경력을 쌓은 이후 1997년 뉴스컴을 세웠다. 뛰어난 영어 실력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앞세워 회사를 키웠다. 남상태 옛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전 대표 연임 청탁 사건에 연루돼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 확정판결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2022년 11월 조현문 전 부사장과 박수환 전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의하면 두 사람은 조현문 전 부사장이 보유한 효성그룹 비상장 계열사 주식 고가 매입,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 긍정적인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 배포를 효성그룹 측에 요구했다. 이를 안 들어주면 경영 비리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고 협박도 했다.

10차 공판에선 9차 공판에 이어 조현문 전 부사장 법률 고문이었던 공 모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2013년 2월 노재봉 효성그룹 비서실장,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 조현상 부회장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그룹 사옥에서 차례로 만나 조현문 전 부사장 메시지를 전달한 인물이다.

공 변호사는 "2013년 박수환 전 대표와 함께 효성그룹을 찾아갔을 때 그가 노재봉 비서실장에게 지나친 말을 했다"며 "제가 흠칫 놀랐다"고 했다. 박수환 전 대표가 목표 달성을 위해 과격한 언행을 했다는 얘기다.

아울러 공 변호사는 "제가 작성한 소송 관련 서류에 박수환 전 대표가 수정 코멘트를 보낸 적이 있다"며 비법조인인 박수환 전 대표가 소송에 관여했다고 했다. 다만 공 변호사는 "제가 박수환 전 대표와 공조해 송무를 한 건 아니다"고 했다.

효성그룹과 직접적으로 다투는 법률 업무는 공 변호사 자신과 조현문 전 부사장이 주도했다는 얘기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미 하버드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도 땄다.

검찰은 "조현문 전 부사장이 효성그룹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효성그룹에 비싸게 팔려 했던 게 아니냐"고 물었다. 공 변호사는 "그걸 원한 건 맞다"면서도 "조현문 전 부사장의 진짜 의도가 뭐였는지는 (경험적 사실이 아닌) 평가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더불어 검찰은 "박수환 전 대표가 2013년 7월 조현준 회장을 만나 효성그룹이 조현문 전 부사장을 내쫓기 위해 사생활 찌라시를 만들었다, 효성그룹이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조현준 회장 경영 비리 자료를 들고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가겠다고 전했다"고 했다.

공 변호사는 "당초 제가 조현준 회장과 면담하려 했다가 박수환 전 대표로 교체됐다"며 "박수환 전 대표가 무슨 발언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검찰 지적이 맞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내달 3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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