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지로는 오다 노부나가가 될 수 있을까

새 리더십 열망 등에 업었지만 난관 극복 역량은 미지수

이상우 승인 2024.09.14 01:00 | 최종 수정 2024.09.15 15:47 의견 0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일본 여당 자민당 총재직에 도전하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43세 젊은 정치인인 그가 40대에 16세기 일본 전국시대를 제패한 오다 노부나가처럼 파천황(破天荒·전인미답의 경지를 개척함)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아들이다. 부친 명성에 힘입어 29세에 중의원(하원)에 입성했고 다섯 차례 당선됐다. 내각제를 운영하는 일본 정치 특성상 여당 총재가 행정 수반인 총리를 맡는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다음 총리직에 앉으면 1885년 44세에 총리가 된 이토 히로부미의 최연소 기록을 깨게 된다.

14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자민당 총재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3%를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28% 지지를 얻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다. 간사장은 총재를 보좌하고 당무를 집행하는 주요 당직자다.

1, 2위가 바뀐 여론조사도 있다. 일본 민영방송 TBS 계열 JNN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지지도 1위, 이시바 전 간사장이 2위라고 발표했다. 경험과 관록을 중시하는 일본 정치 풍토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전례 없는 바람몰이를 하는 셈이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 열풍은 '양복 입은 노부나가'가 필요하다는 일본 국민의 여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갈수록 심화하는 저출산 고령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 침체한 사회 분위기 같은 일본 사회의 해묵은 과제를 풀어내려면 새로운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총리가 되더라도 일본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17세에 소국 영주로 시작해 온갖 고난을 극복한 노부나가와 달리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부친 지역구를 물려받아 평탄하게 정치 경력을 쌓아왔다. 다른 정치 세력의 견제와 변덕스러운 여론을 이겨낼 만한 내공을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갖췄는지 의문스럽다는 얘기다.

자민당 총재는 오는 27일 선출된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 이시바 전 간사장, 강경 우익파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을 포함해 9명이 지난 12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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