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범수, SM엔터 경영권 평화적으로 가져오라 지시"
"카카오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 SM엔터 인수 해내라는 의미"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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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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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검찰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시세 조종 사건에 연루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을 가리켜 "SM엔터 경영권을 평화적으로 가져오라고 주요 임원들에게 전했다"고 했다.
김범수 위원장은 1966년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나왔다. 2010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해 성공 신화를 썼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총자산 35조1270억원, 계열사 128개를 보유한 대기업 집단 카카오의 총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1차 공판기일을 지난 11일 열었다. 피고인은 김범수 위원장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 법인을 포함해 모두 5명이다.
검찰은 지난달 피고인들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이 지난해 2월 하이브의 SM엔터 주식 공개 매수를 방해하고자 주가 조작을 공모하고 실행했다는 이유에서다.
1차 공판 때 검찰은 김범수 위원장이 카카오 최종결정권자로서 SM엔터 시세 조종을 승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범수 위원장이 카카오엔터에 SM엔터를 더해 엔터테인먼트업계 선두 주자로 도약하고 2022년 6300억여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만큼 악화한 카카오엔터 경영 여건도 개선하려 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김범수 위원장은 카카오가 문어발 확장을 꾀한다는 비판 여론 등을 의식해 회사를 내세우지 않으면서 SM엔터 경영권을 얻을 방안을 마련하라고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에게 지시했다"고 했다.
배재현 전 대표는 SM엔터 시세 조종 실무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해 11월 기소돼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범수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5일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에서 SM엔터 경영권을 평화적으로 가져오라고 말했다"며 "'평화적'은 카카오가 너무 표출되면 안 된다는 의미다. '가져오라'는 SM엔터 인수를 해내라는 뜻"이라고 했다. 김범수 위원장 허락을 받은 배재현 전 대표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손잡고 SM엔터 시세 조종을 감행했다고도 했다.
반면 피고인 측 변호인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카카오는 SM엔터를 두고 하이브와 경쟁 중이었다. 하이브 장내 매수에 맞서 카카오도 SM엔터 주식을 합법적으로 사들였을 뿐"이라며 "김범수 위원장이 법을 어겨가며 시세 조종을 하라고 시킨 적은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측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1차 공판준비기일이 내달 16일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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