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 수주 경쟁력은 의문
수주 잔고 비율 주요 건설사 비해 낮고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 커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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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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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시공 능력 평가 1위 기업인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수주에선 힘을 쓰지 못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공 능력 평가는 각 건설사의 공사 실적, 경영 상태, 재무 건전성, 기술 능력, 신인도 등을 고려한 공사 수행 능력을 금액으로 환산한 수치다. 건설업계 종합 성적표로 불린다. 삼성물산은 2014년부터 줄곧 시공 능력 평가 선두를 지키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물산 수주 잔고 비율은 128.6%에 머물렀다. 경쟁사인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포스코이앤씨가 200~300%대 수주 잔고 비율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해 낮은 수치다.
수주 잔고 비율(order backlog ratio)은 수주 잔고를 연 매출액으로 나눈 값이다. 건설사가 매출액에 비해 일감을 얼마나 가졌는지 보여준다. 수주 잔고 비율이 100%면 1년 치 일감을 지녔단 뜻이다.
지난해 삼성물산은 매출액 19조3100억여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수주 잔고는 24조8411억여원이다. 삼성물산은 1년 치를 조금 넘는 정도의 일감만 보유한 셈이다.
삼성물산이 매출액 상당 부분을 삼성전자에 의존하는 것도 눈에 띈다. 지난 1분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건설 공사를 통해 1조9815억여원, 2분기 1조3230억여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 1분기 매출액이 5조5839억여원, 2분기 매출액은 4조9150억여원이었다. 삼성물산 매출액에서 삼성전자 거래 비중이 20%를 훌쩍 넘는다.
삼성물산 측은 낮은 수주 잔고 비율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과도한 삼성전자 의존도의 경우 국내외에서 반도체 클러스터(산학협력지구) 공사가 진행 중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 하반기 건축에선 공항, 데이터 센터처럼 삼성물산이 차별화된 기술을 가진 사업을 수주할 예정이다. 토목은 대형 발주가 있을 중동, 동남아시아에 집중하려 한다. 플랜트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주택은 우량 사업장 시공권 확보에 힘쓰겠다"고 했다.
이어 "삼성물산은 반도체 사업장 공사, 생산 라인 확보, 유틸리티 설비 설계 역량이 뛰어나다"며 "경기 용인시와 평택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클러스터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수주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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