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식 SK 부회장 "SK텔레시스 부도내면 수백개 협력사 위기"

지난 21일 항소심 결심 공판서 밝혀… 내년 1월 16일 선고기일 진행

이상우 승인 2024.11.22 01:00 의견 0

조대식 SK그룹 부회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조대식 SK그룹 부회장이 "SK텔레시스 유상증자를 하지 않고 부도로 갔으면 협력사 수백개가 위기를 맞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대식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고려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SK 재무팀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지냈다. SK텔레시스는 SKC 자회사로 통신기기 전문 기업이다. 현재는 SK엔펄스로 바뀌었다. SKC는 SK그룹 소속 화학·소재 업체다.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SKC와 SK텔레시스를 경영했다. 최신원 전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촌 형이다. SK네트웍스는 SK그룹 계열 종합상사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피고인 최신원 전 회장, 조대식 부회장 등의 횡령·배임 혐의를 심리하는 결심(結審·소송에서 변론을 끝내는 일) 공판을 지난 21일 열었다.

재판은 2021년부터 치러졌다. 검찰은 최신원 전 회장이 개인 골프장 사업 지원, 가족과 친인척 허위 급여 지급, SK텔레시스 유상증자 대금 납부 명목으로 2235억원을 횡령·배임했다고 했다. 조대식 부회장에겐 2012, 2015년 SK텔레시스 유상증자로 SKC에 9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가 있다고 했다.

SK텔레시스는 2009년 W폰을 출시하며 휴대전화 제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적자만 떠안은 채 2년 만에 철수했다. 사업 실패로 재무 구조가 크게 악화했다.

2022년 1심 재판부는 최신원 전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일부 혐의가 합리적 경영 판단 범주를 넘어섰다는 이유에서다.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증거 인멸 우려와 도주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조대식 부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SK텔레시스 유상증자는 경영 판단으로 볼 수 있다는 게 1심 재판부 설명이다.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최신원 전 회장 징역 12년·벌금 1000억원, 조대식 부회장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최신원 전 회장 사익을 위해 SK텔레시스를 살리는 의사결정이 이뤄졌다고 했다. SK그룹 자율 책임 경영단(이하 자경단)을 이끌었던 조대식 부회장이 SKC 이사회에 잘못된 정보를 담은 자료를 제출해 유상증자 참여 결론이 나왔다고도 했다.

반면 피고인 측 변호인은 "SKC가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 문을 닫아야 할 판이었던 SK텔레시스를 정상화했다"며 "모회사 SKC가 자회사 SK텔레시스를 지원한 게 어떻게 배임이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자경단의 SK텔레시스 경영 진단은 정확했고 SKC 이사회에 객관적 정보가 전달됐다"며 "검찰은 입증 없이 예단, 추측만 반복하고 있다"고도 했다.

최신원 전 회장, 조대식 부회장도 입장을 밝혔다. 최신원 전 회장은 "지난 14일이 돌아가신 아버님(최종건 SK그룹 창업주) 기일이었다. 아버님과 선대 어르신들이 피땀으로 일궈 놓은 회사에 해를 끼쳐 너무나 송구하다"며 "제 과오를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조대식 부회장은 "검찰은 SK텔레시스를 부도 처리해야 했다고 말한다. 사실 그 방향을 검토했다"면서도 "부도내지 않은 건 SK텔레시스로부터 납품 대금을 못 받은 협력사가 너무 많아서였다. 250개가 넘는 중소기업에 1000억원 이상이 지급돼야 할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SK텔레시스가 넘어지면 협력사 연쇄 부도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 어떻게든 살리는 방안을 택했다"며 "모두를 위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보려 했는데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고 재판까지 받아 안타깝다. 재판부가 올바른 판결을 해달라"고 했다.

항소심 선고기일은 내년 1월 16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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