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위산업진흥회 표지.@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이하 방진회)가 오는 10월 열리는 미국 지상 무기 전시회에서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RDP-A)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진회는 방산 경쟁력 향상, 수출 촉진, 조사와 연구 목적을 지닌 민간 단체다. 1976년 설립됐다. 정회원사는 82개다. 준회원사는 642개다. RDP-A는 미 국방부가 우방국과 무기나 군사 장비를 거래할 때 무역 장벽을 없애는 제도다. 국방 분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평가된다. 윤석열 정부는 연내 RDP-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방진회는 국내외 방산 이슈 업체 설명회를 지난 19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방진회는 마이클 바카로(Michael Vaccaro) 미 국무부 부차관보, 미 방위산업협회(NDIA), 국방 양해각서 무관 그룹(The Defense MOU Attachés Group·DMAG), 델타 원(Delta 1) 등과의 면담 결과를 밝혔다.

바카로 부차관보는 미국 방산물자 수출 통제를 담당하고 있다. NDIA는 48개 지부, 군과 정부 회원 6350명, 산업 회원 5만8200명을 산하에 둔 조직이다. DMAG는 미국과 RDP를 맺은 27개국 무관 모임이다. 델타 원은 미 국방부가 발주한 RDP 용역 과제를 수행 중인 방산 컨설팅사다. RDP는 RDP-A보다 법적 구속력이나 시장 개방 정도가 낮다.

방진회는 미 AUSA 전시회에서 국무부, NDIA와 회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의에서 RDP-A 관련 의논이 이뤄질 전망이다. AUSA 전시회는 800개에 달하는 글로벌 방산업체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 지상 무기 행사다. 매년 열린다. 올해는 오는 10월 14~16일 워싱턴 D.C.에서 치러진다.

방진회에 의하면 NDIA 측은 "미 방산업체들이 한국 기업의 시장 진출에 상당한 경쟁의식을 보인다"고 했다. 현 DMAG 의장인 주미 네덜란드 무관은 "한미 중소기업 유대 관계 구축, 정부와 기업 간 RDP-A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델타 원 측은 "미국이 부품, 특수 금속, 무기 호환성을 강조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RDP-A로 국내 중소 방산업체들이 입을 타격을 줄일 방안을 마련하라고도 했다.

바카로 부차관보는 "사전 통보를 통해 최소 40일로 규정된 수출 허가 소요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며 "한국은 기술 보호, 사이버 보안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어차피 첨단 기술을 미국이 독점하진 못 한다. 한미가 공조하자"고도 했다.

아울러 방진회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 참석했다. 세미나에서 더글라스 부시(Douglas Bush) 미 육군 물류기술차관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 육군은 생산 능력 향상에 투자하고 있다"며 "한국과는 함정 건조, MROU를 최우선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CSIS는 1962년 설립된 미국 외교, 안보 싱크탱크다. 워싱턴 D.C.에 있다. 초당파적 연구 성향을 띤다. 진보 진영 브루킹스 연구소, 보수 진영 헤리티지 재단과 함께 미국 3대 싱크탱크로 인정받고 있다. MROU는 항공 정비, 수리, 분해 조립, 성능 개량, 능력 보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부시 차관보는 "한국은 권역별 정비 거점 구축(Regional Sustainment Framework·RSF) 추진 과정에서 MROU를 미군에 지원할 수 있다. 방산 기술이 우수하기 때문"이라며 "헬기, 탱크, 무인 항공기, 지상 로봇, 탄약을 한미가 공동 제조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했다. RSF는 미군의 해외 방산 물자 정비를 동맹국에 맡겨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