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유품' 인왕제색도 2심 첫 변론, 내달로 연기

원고 손원경 씨 측 불출석 때문

이상우 승인 2024.06.26 10:44 | 최종 수정 2024.06.26 13:14 의견 0

인왕제색도를 감상하는 관람객들.@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품인 인왕제색도의 소유권을 다투는 2심 소송의 첫 변론이 미뤄졌다.

인왕제색도는 조선 후기 화가인 겸재 정선이 1751년 소나기가 지나간 뒤 비에 젖은 인왕산을 그린 수묵화(채색 없이 먹만 사용해 그린 회화)다. 1984년 국보 216호로 지정됐다. 이건희 회장이 오랫동안 소장해 오다가 2020년 세상을 떠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서울고법 민사3-3부(​배용준 견종철 최현종 고법판사)는 소유권 확인 소송 1차 변론기일을 26일 열었다. 원고는 손원경 씨다. 피고는 이건희 회장 유족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다.

이날 원고 측은 당사자, 대리인 모두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원고 측은 기일 변경 신청서를 냈으나 뚜렷한 사유를 밝히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 측은 결심(結審·소송에서 변론을 끝내는 일)을 기대한다고 전했지만 재판부가 변론 연기를 결정했다. 원고 측 없이 결심을 하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내달 17일 오후 2시 50분 1차 변론기일을 다시 진행하겠다고 했다.

손원경 씨는 서예가로 이름난 고 손재형 선생 장손이다. 그는 2022년 4월 인왕제색도 소유권을 다투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손원경 씨 측에 의하면 인왕제색도는 손재형 선생이 보유하고 있었다. 1970년대 초반 자금이 필요했던 손재형 선생은 친분이 있었던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에게 인왕제색도를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렸다. 인왕제색도를 판 적이 없다는 얘기다.

그런 상황에서 어느샌가 인왕제색도 소유권이 삼성그룹에 넘어가 버렸다는 게 손원경 씨 측 주장이다. 아울러 손원경 씨 측은 친척들과 삼성그룹 간 불법 거래를 의심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은 손원경 씨 측이 말하는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한다. 더불어 손원경 씨 측이 구체적인 증거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却下)는 소의 이익 같은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소송에 대해 내용을 판단하지 않고 돌려보낸다는 뜻이다. 손원경 씨 측은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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