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에 우리도 있다' 중소기업 기술력 빛난 DX코리아

로봇개·종이드론·전동카트·에어로젤 군용 피복 등

이상우 승인 2024.09.28 14:19 | 최종 수정 2024.09.28 14:29 의견 0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전시장에 붙은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현수막.@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흔히 방산업체라고 하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LIG넥스원, 현대로템, 풍산, HD현대중공업 같은 대기업을 떠올린다. 실제로 이들이 국내 방위산업(K-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K-방산을 가꾸어온 건 대기업만이 아니다. 수많은 중소기업이 최선을 다했기에 오늘날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K-방산이 있는 것이다. 그들의 기술력을 실감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이다.

DX KOREA는 2014년 시작된 지상 무기 중심 방산 전시회다. 2년마다 열린다. 2022년까지 육군협회와 디펜스엑스포가 DX KOREA를 개최했다. 지난해 양 기관이 수익 배분을 두고 부딪치면서 행사가 DX KOREA와 국제방위산업전(KADEX)으로 나뉘었다.

DX KOREA 전시장.@뉴스임팩트

올해 DX KOREA는 디펜스엑스포 주관하에 지난 25일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전시장에서 치러지고 있다. 28일 폐막한다. 국내 기업 150개, 해외 기업 28개가 참여했다.

전시장 분위기가 차분했다. 관람객 수도 이전만 못했다. 대기업이 KADEX로 몰리는 바람에 DX KOREA 규모가 축소돼서다. 그래도 중소기업들은 관람객들에게 기술력을 선보이며 비즈니스 포인트를 열심히 소개했다.

로봇 개 비전60.@뉴스임팩트

관람객들은 케이알엠의 4족 보행 로봇(로봇 개) 비전 60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회사 고스트로보틱스가 비전 60을 개발했다. 케이알엠은 비전 60 국내 생산과 판매를 맡고 있다.

비전 60은 인명 구조, 사고 수습, 이상 상황 감지, 침입자 확인에 쓰인다. 지형을 타지 않는 데다 영하 45도 혹은 영상 55도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10.8㎞다. 한 번에 갈 수 있는 최대 거리는 3㎞다. 페이로드(화물 중량 합계)는 10㎏이다.

케이알엠 관계자는 "공군이 비전 60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PoC)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PoC는 기술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지 검증하는 절차다.

종이 드론.@뉴스임팩트

진앤현시큐리티의 소형 군사용 종이 무인기(드론)도 눈에 띄었다. 종이 드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적에게 큰 타격을 입혀 명성을 얻었다.

진앤현시큐리티 관계자는 "종이 드론으로 대인 지뢰나 포탄을 투하해 적군을 살상할뿐더러 최신 무기도 무력화할 수 있다. 비행은 위성 항법 장치(GPS)를 이용한다"며 "진앤현시큐리티가 만든 종이 드론은 대당 가격이 120만원대"라고 했다.

그는 "종이 드론 크기를 좀 더 줄이고 수직 이착륙 장치를 탑재해 달라는 우리 군의 요청에 따라 개선 중이다"며 "해외에서도 종이 드론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 전동 카트 카멜.@뉴스임팩트

전시장 중간엔 마이크로디스플레이가 만든 스마트 전동 카트 '카멜'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전동 카트는 전기 동력에 의해 움직이는 손수레다. 카멜은 한 번 충전으로 5시간 작동한다. 페이로드는 최대 200㎏이다. 개당 가격은 모델에 따라 135만~175만원대다.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카멜은 남성은 물론 여성 군인에게도 유용하다. 힘을 주지 않은 채 조작을 통해 어디든 원하는 방향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조작을 멈추면 록(lock·잠금) 상태가 되므로 안전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 군도 카멜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며 "부대 사정에 맞춰 카멜 구조를 바꿀 수 있게 해달라는 주문이 있어 보완하려 한다"고 했다.

사진 왼쪽은 광장이노텍의 박상기 대표(왼쪽)와 조영수 대표. 사진 오른쪽은 얼음 한기를 막는 에어로젤.@뉴스임팩트

전시장 안쪽에 가 보니 광장이노텍이 제작한 에어로젤 군용 피복이 있었다. 광장이노텍은 엔지니어이자 설립자인 조영수 대표, 전문 경영인 박상기 대표가 이끌고 있다. 두 대표는 부스를 지키면서 열정적으로 관람객들에게 제품을 설명했다.

에어로젤은 액체 대신 기체가 채워져 있는 고체 소재(素材·물건을 만드는 데 바탕이 되는 재료)다. 열, 한기, 소리, 전기, 충격에 모두 강해 미래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박상기 대표는 "에어로젤 군용 피복은 가벼운 데다 통기(通氣·바람이 통함)까지 되므로 착용에 부담이 없다"며 "적 드론의 열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군이 에어로젤 군용 피복을 테스트하고 있다. 군수뿐 아니라 민수 용도로도 충분히 판매할 수 있다고 본다"며 몽골,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국방 관계자들이 병사들의 임무 수행에 유용하겠다며 에어로젤 군용 피복을 호평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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