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 논단] LG 사위 윤관 국적 세탁과 법꾸라지

자기 이익 위한 국적 쇼핑… 법조문 교묘히 피해가는 법꾸라지 연상

이상우 승인 2024.09.24 01:00 | 최종 수정 2024.09.25 15:31 의견 0

2018년 치러진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 발인식. 영정을 든 이가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다.@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법과 미꾸라지를 합친 법꾸라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법률 지식을 악용해 처벌을 피하거나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는 법률가를 가리키죠. 2016년 국정 농단 사태, 2019년 조국 사태를 거치며 법꾸라지는 우리 사회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가 됐습니다.

최근 재계에도 법꾸라지를 연상케 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 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입니다. 그는 종합소득세 123억여원을 두고 강남세무서와 행정소송 중이죠.

대기업 총수 일가가 과세 당국과 세금 소송을 하는 게 하루 이틀 얘기도 아닌데 법꾸라지 타령은 좀 심하지 않냐고 여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론 과정에서 밝혀진 윤관 대표의 현란한 국적 세탁은 법꾸라지가 절로 떠오르게 만듭니다.

1975년생인 윤관 대표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현재는 미국 시민권자입니다. 미국 시민권을 얻기 전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했죠. 과테말라 국적은 거짓이며 이를 이용해 병역을 면탈했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윤관 대표는 미국에선 일본 거주, 한국에선 미국 거주를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카리브해의 섬나라인 세인트키츠 네비스 국적까지 얻은 것으로 알려졌고요.

윤관 대표의 국적 쇼핑이 위법 행위는 아닙니다. 다만 법을 따지기 전에 윤관 대표는 사회 지도층으로서 품격을 잃었습니다. 자기 이익 때문에 이 국가 저 국가 옮겨 다닌 셈이니까요. 법꾸라지 소리를 들어도 반박하기 어렵죠.

LG그룹 총수 일가는 뼈대 있는 양반 가문일 뿐 아니라 사회 지도층의 책무도 잘 이행해 명문가로 평가받습니다. 그런 훌륭한 집안 구성원인 윤관 대표가 애국심을 발휘하기는커녕 법꾸라지 행태를 보인 건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금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윤관 대표가 반성하고 자숙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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