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미국 시장 진출 초읽기...2030년 매출 3조원 목표

MSRA 이달중 취득 전망...제7함대 MRO로 시작해 본토 물량까지 노린다

이나현 승인 2024.06.20 11:16 의견 0
HD현대중공업이 제작한 필리핀해군 구축함@HD현대중공업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HD현대중공업이 미국 해군 함정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어느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이달 중으로 미 해군 함정 MRO시장 진출을 위한 자격인 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를 취득할 전망이다. 자격 취득 시 연간 2억5000만 달러(약 3400억 원) 규모의 태평양 주둔 미국 제7함대 유지・보수・정비 물량을 받아 울산조선소에서 정비할 수 있게 된다.

HD현대중공업은 수송함 등 비전투함을 시작으로, 향후 미국 본토 물량까지 일부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전체 함정 MRO 사업 규모는 139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은 본토에서 해군 함정을 MRO 하는 물량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이라 일부 물량을 우방국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군 공공 조선소 생산성 향상을 위한 SIOP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2038년 완료 예정인 중장기 프로젝트이다 보니 단기 관점에서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미연방 회계감사원(GAO)은 2000~2016년 데이터를 토대로 미 해군 조선소가 향후 20년 동안 항공모함과 잠수함 함대에 대해 계획된 MRO 일정 중 3분의 1 정도를 수행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은 1920년 제정된 존스법에 따라 해외로부터 함정을 도입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금지되지만, MRO는 존스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에 미국 내에서는 중요성이 높은 핵잠수함 MRO를 기존 민간 위탁 업자에 맡기고, 상대적으로 난이도와 중요도가 낮은 수상함의 유지보수를 해외조선소에 위탁하는 안이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체와의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일본은 제7함대가 활동하는 남중국해 부근과 근접한 지리적 이점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 선박을 건조할 수 있어서다. 유엔 무역개발회의 통계에 따르면 세계 조선 시장에서 중국은 점유율 4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은 29%로 2위, 일본은 17%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미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필리조선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미국 함정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필리조선소는 2003년 이후 존스법을 적용받는 미국 대형 상선의 50% 이상을 건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관공선에 대한 설계 기술을 지원하고, 자재 패키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향후 기술 협력을 강화해 생산 부분까지 참여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어 기대가 쏠린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미국과 필리핀, 페루,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권역별 해외거점을 구축해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함정사업을 국내에서 수출 위주로 전환하면서, 연 매출을 현재 1조 원 내외에서 2030년 3조 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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