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박현주 골프장 부당지원, 형사재판선 어떨까

행정소송은 '묵시적 동의·승인 있었다'며 박현주 회장 관여 인정

이상우 승인 2024.06.27 01:00 의견 0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미래에셋 골프장 부당 지원 사건 관련 1심 재판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부당 지원과 연관돼 있다는 행정소송 판결이 형사재판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은 2015~2016년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강원 홍천군 블루마운틴 골프장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두 회사 덕에 블루마운틴 골프장은 2년간 매출액 240억원을 기록했다. 골프장 총매출액의 72%에 달하는 수치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 일가 지분이 91.86%에 달하는 회사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골프장 부당 지원 사건을 다루는 재판이 오는 10월 29일 12차 공판기일 때 결심(結審·소송에서 변론을 끝내는 일)될 예정이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현경훈 판사는 연말에 선고기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래에셋 골프장 부당 지원 사건에 대한 법적 판단은 행정소송에서 먼저 이뤄졌다. 지난해 7월 서울고법 행정6-2부(황의동·위광하·홍성욱 부장판사)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제재를 취소해 달라는 미래에셋 청구를 물리쳤다. 공정위 결정은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소송이 서울고법에서 진행됐다.

행정소송 판결문을 보면 블루마운틴 골프장을 밀어주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박현주 회장 발언이 나온다. 그는 2013년 10월 18일 영업추진회의에서 "블루마운틴 골프장 공기가 굉장히 좋다. 한국 어느 집단에서 만든 골프장보다 (블루마운틴 골프장이) 좋아야 한다"고 했다.

박현주 회장은 2014년 4월 17일 증권사 영업추진보고대회에선 "블루마운틴 골프장이 (서울과의) 거리, 교통 체증 같은 단점이 있지만 산소 농도가 높고 (골프장으로서) 퀄리티도 좋다. 한 번 와서는 모를 수 있지만 여러 번 오면 알게 된다"고 했다.

일주일 뒤 박현주 회장은 "블루마운틴 골프장은 잘될 거다. 퀄리티가 좋아서 (고객이) 비용을 내게 하는 건 맞지만 제품이 외부보다 비싸선 안 된다", "우리 골프장이 안 된다는 얘기가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가 중요하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14년 7월 12일 경영전략회의에서도 박현주 회장은 블루마운틴 골프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블루마운틴 골프장을 점점 더 잘 만들어가야 한다. 향후 가치가 1조원까지 갈 거다. 연주도 하고, 선물도 주고, 폼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행정소송 재판부는 박현주 회장 언급에다 그가 블루마운틴 골프장 수익 증대 방안을 보고받은 점, 골프장 경영 성과가 박현주 회장 일가 이익에 직결되는 측면 등을 살폈다. 결국 행정소송 재판부는 미래에셋 골프장 부당 지원 사건에 박현주 회장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보긴 어려우며 적어도 묵시적 동의나 승인을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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