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거점 넘어 K경제기지로 변신 중인 폴란드

기업 이어 은행 폴란드 진출 활발… 우크라이나 사업 기반으로도 주목

이상우 승인 2024.06.29 01:00 의견 0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22년 폴란드 군비청과 FA-50 전투기 48대 수출 계약을 맺었다. 사진은 계약식에서 악수하는 강구영 KAI 사장(오른쪽)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당시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 브와슈차크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폴란드 정권교체로 퇴임했다.@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K방산(국내 방위산업)과 깊은 관계를 맺은 폴란드가 국내 기업들의 경제 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29일 통계청과 외교부에 따르면 폴란드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350개에 달한다. 방산, 전기차, 배터리, 원자력, 인프라 분야에 기업 진출이 활발하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포스코건설, KT 같은 국내 주요 대기업이 폴란드 사업장을 갖고 있다. 지난해 한국·폴란드 교역 규모는 100억달러(13조8720억원)를 돌파했다.

국내 주요 은행들도 사업 기회를 찾아 폴란드로 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페카오은행(Bank Pekao SA)과 손잡고 폴란드 한국계 기업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페카오은행은 PKO폴스키은행(PKO Bank Polski), 산탄데르폴스카은행(Santander Bank Polska)과 함께 폴란드 은행권 선두 주자로 꼽힌다.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폴란드 지점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4년부터 폴란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기업은행은 폴란드 사무소의 법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폴란드가 경제적으로 국내에 깊이 각인된 계기는 2022년 2월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이웃 나라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휩쓸리자 폴란드는 안보 역량 확충에 나섰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K방산 제품이 구매 대상으로 결정됐다.

폴란드 정부는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전투기, 천무 다연장포 124억달러(17조2000억원)어치를 사들이기로 하고 2022년 7월 K방산업체들과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엔 K9 추가 공급 계약도 체결됐다.

아울러 폴란드는 국내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수행하는 데 적합한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가까워 물류 운송 등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폴란드에 지부를 세울 예정이다. 폴란드 기업·고용주 연합(Związek Przedsiębiorców i Pracodawców·ZPP)과 협력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다. ZPP는 2만개 이상의 폴란드 기업과 77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사업자 단체다.

한국 해외인프라 도시개발 지원공사(KIND)는 지난해 9월 국내 기업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활동을 지원하고자 폴란드에 출장 사무소를 열었다. KIND는 해외 투자와 도시 개발 사업을 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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