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미 대선 TV토론②] 토론 폭망 바이든 사퇴론 후폭풍, 바이든 “사퇴없다”

유권자 10명중 7명 바이든 사퇴해야
8월 전당대회 후보 선출 일정만 남아

최진우 승인 2024.07.01 11:00 의견 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의 승자를 가릴 TV토론이 27일(현지시간) 열린다. 현재까지 확정된 토론 기회는 두 번이다. 27일에 이어 오는 9월10일(현지시간) 개최된다.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치 양보없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어, 두 번의 토론기회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11월 대선에서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TV토론의 방식과 쟁점, 그리고 미국 대선에서 TV토론이 승패를 가린 사례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단 한차례의 TV토론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퇴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에서 늙고 지친 모습만 보였을 뿐, 이렇다할 임팩트를 전혀 주지 못하면서 이대로라면 대선에서 필패하는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사퇴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일단 “사퇴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TV토론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바이든이 충분히 대선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지도부의 상당수가 이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종 후보확정이 이뤄지는 8월 전당대회까지 바이든을 향한 후보사퇴론은 거세질 전망이다.

◇유권자 10명중 7명 ‘바이든 사퇴해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함께 TV토론 직후인 28~29일 등록 유권자 11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응답자가 72%로 집계됐다(오차범위 ±4.2%포인트).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바이든 출마를 반대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응답자의 86%가 고령의 나이를 가장 많이 꼽았고, 뒤를 의사결정 능력(71%), 대통령으로서 성과(66%), 효과적인 선거 운동 능력(59%) 순이었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TV토론 후 유권자 20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0%는 바이든이 후보에서 교체돼야 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사퇴 말처럼 쉽지 않다= 바이든이 후보에서 사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복잡하다. 가장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는 바이든이 오는 8월19일부터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이전에 자진 사퇴하는 것.

바이든은 이미 후보 선출에 대의원 3894명을 확보했다. 8월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후보로 공식 선출되는 일정만 남겨두고 있다.

바이든이 후보사퇴 요구를 받아들여 전당대회 이전에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면 대의원들은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든이 지금처럼 후보사퇴를 거부한다면 후보교체는 사실상 힘들다.

다만, 이론적으로는 민주당 대의원들 다수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가 될 자격이 없고 새 후보를 선출하자고 결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전당대회 전에 후보를 교체하고 새 후보를 지명하는 절차가 민주당 당규에 적혀 있지 않다.

민주당 당규에 후보 교체 관련 규정이 있지만 이는 후보의 사임이나 사망 같은 사태에 대비한 것이지 후보의 의지에 반해 교체하기 위한 규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질 바이든 입김에 달려= 바이든은 TV토론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사퇴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9일(현지시간)부터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해 가족들과 함께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고 있다. 후보사퇴론을 포함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상의가 오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 일정 자체는 오래 전에 계획된 것이지만, 시점이 공교롭게도 TV토론을 계기로 사퇴론이 분출되고 있는 타이밍이어서 가족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대응방법을 논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바이든 측은 TV토론 이후 3300만 달러(약 455억원)를 모금했으며, 그 중 2600만 달러(약 359억원)가 일반 대중의 기부였다고 주장하며 바이든 지지자들은 여전히 바이든에 우호적이란 점을 부각시키며 여론반전에 힘쓰고 있다.

한편 공화당은 TV토론에서 노쇠함을 드러낸 바이든을 향해 총공세를 펴면서도 정작 바이든이 사퇴할까봐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해리티지 재단 관계자는 “대선 후보의 사퇴 절차는 매우 복잡하다”며 민주당이 그 절차를 잘 지키는지 지켜보고 법적 대응도 준비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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