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선별 수주 덕봤지만...中 수주 점유율 경계해야

중국-한국 수주량 격차 6년래 최대치

이나현 승인 2025.01.14 10:57 | 최종 수정 2025.01.14 12:26 의견 0
사진@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국내 조선 3사가 가파른 수익성 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벌어진 수주 점유율 격차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2조원을 기록하며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올해는 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과거 수주했던 저가 선박 물량을 털어내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등 수익성 높은 고부가선박 위주로 4년치 넘는 일감을 확보한 데에 힘입어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누적 수주액은 HD한국조선해양 205.6억달러, 한화오션 88.6억달러, 삼성중공업 73억달러에 달했다.

다만, 수익성 면에서 선별 수주가 중요하긴 하지만 국제 경쟁력 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주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60년대에만 해도 ‘조선 강국’으로 불리던 일본이 70・80년대 2차례에 걸쳐 도크 폐쇄를 포함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반대로 생산역량을 키우던 한국에 조선 강국 자리를 내어준 것처럼, 한국의 점유율이 축소되고 중국이 생산능력을 키우는 상황에서 양국이 과거 한국-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조선업계는 기존에 우위를 차지하던 대형선 시장에서 대부분의 수주를 중국 조선사에 내주고 있다. 대(对)중국 경쟁력의 핵심이었던 기술력 격차가 좁혀지면서 가격 차이만큼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 문제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조선사는 지난해 세계 신규 선박 건조 계약의 과반을 확보하면서 한국과의 수주량 격차를 최근 6년간 최대치로 벌렸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선박 누적 수주량은 전년 대비 34% 늘어나 6581만 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톤수)에 달했다. 중국은 그 중 4645만 CGT의 건조 계약(전년비 58%↑)을 확보하며 2019년 이후 6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켰다. 반면 한국은 전년보다 9% 늘어난 1098만 CGT의 건조 계약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수주 점유율은 71%로 전년보다 12% 성장한 반면, 한국의 지난해 수주 점유율은 17%로 2020년 이후 처음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대형 탱커 등의 수주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생산력 안정화와 품질 제고 노력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내국인 기능인력 양성과 시장요구에 맞춘 기술개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라며 “국내 조선사들의 영업실적이 개선되면서 R&D 등 전략적 투자 여력이 확보된 만큼 대중국 경쟁력을 회복할 반격의 기회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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