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 공인중개사무소 "삼성물산 단지 설계, 납득 힘들어"
원형 동·소형 평형 배치·한강 조망 문제 제기 이어져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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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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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격전 중인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서 삼성물산 단지 설계에 대한 현지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다. 면적은 16만258㎡다.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2331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선다. 예정 공사비는 1조5723억원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오는 18일 치러진다. 삼성물산이 기호 1번, 현대건설이 기호 2번이다. 조합원 1166명이 투표해 승자를 가린다.
뉴스임팩트는 지난 13일 한남4구역 현장을 찾았다. 현지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막바지 판세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삼성물산 단지 설계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원형 동 설계를 비판했다. 삼성물산은 한강 조망을 극대화하겠다며 층별로 회전하는 듯한 구조를 띠는 4개 원형 동을 제안서에 넣었다.
그는 "채광이 안 되는 원형 동 북향 가구에 누가 들어가려 하겠나. 게다가 이웃 간 거리가 너무 가까워 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 엘리베이터 동선도 비효율적"이라고 했다.
아울러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소형 평형에 대해 옛날 단지에서나 볼 수 있는 복도식 구조를 설계한 점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소형 평형이라지만 최고급 단지를 지향하는 한남4구역에 복도식을 도입해선 안 된다"고 했다.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원형 동에 고개를 저었다. 그는 "통풍이 제대로 될지조차 의심스럽다"며 "원형 동의 주거 쾌적성이 충분하다는 삼성물산 말을 믿기 어렵다"고 했다.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현대건설과 달리 필로티를 설계에 포함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필로티는 기둥이나 내력벽을 통해 건물을 지표면에서 띄워 지상층을 개방하는 구조를 뜻한다.
그는 "필로티 없이 원형 동 저층부에 들어서는 가구가 한강을 조망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삼성물산이 1652가구가 한강 뷰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데 비현실적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더불어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35개 동 가운데 보광로에 붙은 7개 동에 임대 물량이 많은 전용 39, 46㎡ 소형 평형 572가구를 집중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1~8층을 복도식으로 지은 다음 소형 평형을 집어넣겠다는 거다. 그 위에 전용 135㎡ 이상 대형 평형이 들어간다"며 "주거 형태가 완전히 다른 주민끼리 엘리베이터, 커뮤니티 시설, 주차장 사용을 어떻게 협의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삼성물산은 임대 물량을 355가구로 제시했다. 평형별로 39㎡ 119가구, 46㎡ 174가구, 59㎡ 52가구, 84㎡ 10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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