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자리 성능 RWS 탑재 망신살 뻗친 일본 해상자위대

비싸고 성능 한참 부족한 육상자위대용 RWS 함정 탑재

이정현 승인 2024.06.11 15:31 | 최종 수정 2024.06.12 07:07 의견 0
모가미급 호위함에 처음 탑재된 일본제강소의 RWS. @일본본해상자위대

[뉴스임팩트/일본=이정현 통신원] RWS(Remote Weapon System)은 원래 장갑차용으로 개발된 장비로 기관총 같은 소화기에 적외선 장치와 비디오카메라, 레이저 측거기 등을 통합하여 차내에서도 주위를 감시하고 사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여기에 안정화 장치나 자동추적장치를 탑재하면 주행 중에도 이동하는 목표물을 사격할 수 있다.

하지만 2000년 10월 예멘 아덴항에 정박 중이던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콜이 자폭보트에 습격당한 사건을 계기로 군함용 RWS의 개발이 시작되었고 소형 고속정뿐만 아니라 드론에도 대응이 가능한 탓에 국가를 막론하고 급속히 보급되기 시작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번에도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해상자위대 함정에 실제로 RWS가 탑재되기 시작한 것은 2019년 모가미급 호위함과 아사히급 2번 구축함 시라누이부터로 일본제강소가 독자 개발한 자칭 ‘수상함정용 원격조작형 기관총’이었다.

이 RWS는 원래 2009~2011년에 방위장비청이 일본제강소를 주 계약자로 하여 육상자위대 차량탑재용으로 12억 엔을 들여 개발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육상자위대는 차기 장륜장갑차 사업에서 노르웨이 콩스버그사의 프로텍터를 선택했고 갑자기 해상자위대가 이를 살짝 변형하여 호위함과 구축함에 탑재하기로 결정한다.

진짜 문제는 이미 탑재된 RWS에 중대한 결함이 있어 본래 목적인 고속정과 드론 등에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유는 레이저 측거기와 자동추적장치가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빠져있는 탓에 고속으로 움직이는 보트나 드론을 포착하고 사격으로 명중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RWS는 함정 좌우에 2기 밖에 탑재되어 있지 않아 사각지대가 많고 후미부분은 무방비에 가깝다. 만약 호위함들이 근접방어용으로 20mm 기관포를 장비한 CIWS(Close In Weapon System)를 탑재했다면 RWS의 사각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었겠지만 모가미급에 채용된 Sea RAM은 단거리용 미사일만 탑재되어 있고 이마저도 함정 후미부분은 거의 사각지대다.

이처럼 제 역할을 못하는 일본제강소의 RWS를 채용한 이유에 대해 방위장비청은 노르웨이 콩스버그사의 시 프로텍터와 비교하여 정비성이 용이하고 육상자위대용으로 개발된 시제품이 해상자위대의 요구와도 일치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통상 이러한 장비는 후보제품들을 복수의 함정에 탑재하여 1년 정도 다양한 환경에서 성능과 내구성 등을 평가한 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해상자위대는 RWS를 운용해본 경험이 없었음에도 이러한 테스트를 모두 생략하고 RWS를 처음 만들어본 일본제강소의 것을 덜컥 채용하고 탑재해버렸다.

심지어 비용절감을 위해 레이저 측거기와 자동추적장치를 삭제했음에도 일본제강소의 RWS는 심하게 비싸다. 2018년에 해상자위대는 12.7mm RWS 2정을 660만 엔에 구입하였는데 성능이 더 뛰어난 미군용 RWS를 들여오는 것보다 무려 4.4배나 비싸다. 이쯤이면 육상자위대가 거금을 들여 개발이 끝난 국산 RWS를 놔두고 수입을 결정한 이유도 납득이 간다.

다른 국가들은 기존 RWS 외에 중구경 기관포를 탑재한 RWS를 점차 함께 운용하고 있다. 중구경 기관포는 소구경 대비 사거리가 더 길고 전자신관을 넣으면 목표물 근처에서 폭발하여 명중하지 않더라도 무수한 파편을 통해 목표물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아무리 일본 정부가 GDP의 2%까지 방위비를 증액하고 군사력을 강화하겠다고 한들 자위대가 전 세계 방위산업의 흐름과 기술들을 읽지 못한 채 예산 낭비만 계속한다면 그 손해는 일본 국민들이 온전히 감당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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