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⑦] 3연임 앞둔 인도 모디총리 지지율 80% 비결

3연임 총리 15년 집권
2025년 인도 GDP 4조3398억달러 4위

최진우 승인 2024.06.04 10:51 | 최종 수정 2024.06.04 10:53 의견 0
인도 모리총리가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지난 1일 끝난 인도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73)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 주도 여권연대가 과반 의석을 훨씬 넘는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되면서 모디 총리의 3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인도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선거가 종료된 후 출구조사가 발표됐는데, 무려 12개에 달하는 언론사 출구조사에서 모디가 이끄는 여권연대는 하원 543석 중 최저 342석, 최대 400석을 얻을 것으로 나오면서 최저 107, 최대 167석에 그친 야권연대를 압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모디를 대신할 지도자가 보이지 않고 있어 선거결과가 최종 확정되면 모디는 3연임 총리 자리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된다. 인도 역사상 3연임 총리에 오른 사람은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 뿐이여서 모디는 역사상 두 번째로 장수총리의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재임기간만 따져봐도 모디는 오는 2029년까지 집권할 수 있어 2014년부터 시작해 15년 장기집권하게 된다. 이는 네루 초대총리(16년9개월)와 그의 딸 인디라 간디(15년11개월)에 이은 세 번째로 긴 통치기간이다.

이번 선거는 그야말로,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의 선거문화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투표기간만 44일에 걸쳐 진행되었고, 투표권이 있는 유권자수는 9억6880만명에 달했다. 투표소가 설치된 장소는 105만 곳에 달했는데, 전자투표기 550만대가 동원된 초대형 선거였다. CNN은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주주의 선거”라고 평가했다.

미국 퓨리서치에 따르면 모디의 지지율은 현재 80%에 달한다. 집권 10년차에 지지율이 이렇게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지도자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유례를 찾기가 드물다.

수많은 인도인들이 모디가 이끄는 여권연대에 표를 몰아준 것은 그가 이룩해놓은 경제, 외교, 군사적 성공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모디는 2014년 첫 집권 당시 세계 11위였던 경제규모를 현재 5위까지 끌어올렸고, 내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미국, 중국, 독일에 이은 4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5년 인도의 GDP는 4조3398억달러로, 일본(4조3103억달러)를 제칠 것이란 예상이다.

모디는 과감한 개방경제, 개혁경제를 통해 집권이후 연평균 8%대의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이른바 모디노믹스라 불리는 그의 경제정책은 특정국가에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국익만을 앞세운 자국이익 우선정책에 가깝다. 이 때문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도 인도는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으면서 경제적 이익을 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모디는 특히 빈민층을 대상으로 하는 대대적인 식량 및 보조금 지원정책을 통해 유권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빈민층의 환심을 샀다. 또 달 착륙에 성공하고 군사력을 증강시켜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등 여러 치적을 통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모디는 가난한 상인 집안에서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인도 신분제인 카스트에 따르면 그의 집안은 4대 계급 가운데 3위 바이샤와 4위 수드라의 중간 계급인 간치에 속하지만, 사실상 하층민인 수드라에 가까워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히고 있다. 빈민층의 신임이 특히 두터운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는 2001년 구라자트 주지사로 있으면서 적극적인 규제완화와 해외 투자유치를 이끌어 단숨에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고, 이에 힘입어 2014년 인도 총선에서 총리 후보로 나설 수 있었다. 인도 국민들은 하층민 출신이면서도 혁혁한 경제성장능력을 입증해낸 모디에게 열광했다.

다만, 모디는 정치적 계산을 통해 소수인 무슬림을 배척하고,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를 우대하는 정책을 고수하면서 정치적 화합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마하트마 간디와 네루 초대 총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교를 아우르는 전통을 지켜왔는데, 모디 집권이후 무슬림들이 소외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평가다.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세계 인구 1위 국가이자 경제대국으로 무섭게 부상하고 있는 인도를 이끄는 그의 리더십은 앞으로 더 강화되면 강화됐지,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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