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건축 파트너 투포잠박 "거주자 행복 최우선"

20일 홍대 강연서 밝혀… 열린 공간 조성 등 강조

이상우 승인 2024.05.22 07:00 | 최종 수정 2024.05.22 10:39 의견 0

투포잠박 대표들의 강연을 알리는 포스터.@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프랑스 건축 설계 사무소 투포잠박(2portzamparc) 공동 대표인 부부가 국내에서 강연했다. 두 사람은 "설계의 최우선 가치는 거주자 행복"이라고 밝혔다.

투포잠박은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남편), 엘리자베스 드 포잠박(아내)이 이끌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초고층 주거지 원57(One57), 뉴욕 루이뷔통 본사, 프랑스 음악의 전당, 중국 상하이 과학기술관 등을 설계했다. 국내에선 현대건설과 힘을 합쳐 신반포2차 재건축 단지를 설계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투포잠박 대표들의 강연은 지난 20일 저녁 오후 6시부터 3시간가량 치러졌다. 장소는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있는 홍익대 홍문관 가람홀이었다. 주최는 홍익대 건축도시대와 주한 프랑스 대사관, 지원은 현대건설, 후원은 한국건축가협회가 맡았다.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 엘리자베스 드 포잠박 모두 뛰어난 건축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은 1994년 프랑스 최초로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프리츠커상은 미국 하얏트재단이 1979년 제정했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릴 만큼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강연하는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사진 왼쪽 두 번째), 엘리자베스 드 포잠박(왼쪽 네 번째) 부부.@뉴스임팩트

강연은 엘리자베스 드 포잠박,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 순으로 진행됐다. 부부가 프랑스어로 얘기하면 통역을 맡은 투포잠박 직원이 우리말로 풀어주는 방식이었다. 세계적인 건축가의 설명을 듣고자 홍익대 건축도시대 교수와 학생들이 가람홀을 가득 메웠다.

투포잠박 대표들이 공통적으로 중시한 건축 설계는 '열린 공간 조성'이었다. 화려한 건물이 홀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주변과 연결돼야 한다는 의미다.

엘리자베스 드 포잠박은 "한국 전통 건축에선 건물 내외부와 자연이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런 관계성은 근대 건축이 도입되면서 사라졌다"며 "한국 전통 건축의 관계성을 되찾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은 "산업혁명 이후 주변과 단절된 오브제(조각 작품 같은 건축물)가 범람했다"며 공간을 살리는 건축 설계를 강조했다. 그는 "내 집은 지붕, 벽, 바닥이 아닌 그것들 사이 공간"이라는 중국 도가 사상가 노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이 소개한 프랑스 그라스 법원.@뉴스임팩트

아울러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은 건물에 어떤 상징을 부여할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프랑스 남부 도시 그라스(Grasse)에 들어설 법원을 설계할 때였다. 도시에서 법원의 상징은 안정성이라고 생각했다"며 "언덕에 자리 잡은 타원형 법원으로 안정성을 나타냈다"고 했다.

투포잠박 대표 부부는 건축에서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해 질문을 받자 "거주자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라고 답했다. 신반포2차 재건축 설계에 대해선 "장소, 도시, 주거하는 이들에 어울리는 설계를 하겠다"고 했다.

신반포2차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13개 동, 1572가구 규모 단지다. 1978년 완공됐다. 올 하반기 재건축 시공사가 정해질 예정이다. 투포잠박과 현대건설의 합작 설계는 시공사 선정 절차가 가시화될 때 완성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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