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우의 국제논단] 현실로 다가올 트럼프 2.0 시대, 한국은 준비하고 있나

최진우 승인 2023.12.06 14:36 의견 0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여유 있게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7~20일 미국 전역 유권자 14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미국 에머슨대 여론조사에서 양자 대결 기준으로 바이든 지지율은 43%, 트럼프 지지율은 47%였다. 나머지 10% 응답자는 아직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는데, 이 추세라면 트럼프의 낙승이 예상된다고 정치분석가들은 점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역시 미국에서 내일 전현직 대통령이 붙는 대선을 치른다면 아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길 것이라는 게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현재로선 바이든이 가까운 시일내에 지지율에서 역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현직 대통령 프리미엄보다, 디스카운트가 더 많이 작용하고 있는 까닭이다.

바이든은 트럼프보다 더 나이가 많은 약점이 있는데다, 경제상황이 그를 도와주지 않고 있다.

미국은 최근 고금리로 인한 각종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빚에 의존하는 미국 경제 특성상 금리가 올라가면 중산층과 서민층은 치명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모기지론이 급등하고, 자동차를 살 때 들어가는 대출이자비용이 너무 오르다보니, 미국인들 입에서는 “살기 힘들다”는 볼멘소리가 절로 나오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도 바이든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취하고 있는 애매모호한 태도는 미국 내 유대인은 물론, 무슬림으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무슬림들은 가지지구 전쟁과 관련해 바이든이 휴전요청을 거부하고 있다며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을 찍지 않겠다고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미국에서 무슬림이 많이 몰려사는 곳은 미시건을 비롯해 미네소타, 애리조나, 위스콘신, 플로리다, 조지아, 네바다, 펜실바니아 등인데, 이들 지역은 민주당에 매우 중요한 전략요충지다.

로이터통신은 규모가 꽤 큰 무슬림과 아랍계 미국인들의 반대는 내년 대선에서 쉽지 않은 싸움을 치러야 하는 바이든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사법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트럼프로서는 바이든의 약점을 물고늘어지며, 자신만이 경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임기 내내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많은 나라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던 인물이다. 자국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맹국도 쉽게 버리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2024년 전 세계에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꼬집을 정도다.

다른 나라들이 싫든 좋든 미국인들이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선택한다면 세계는 트럼프 2.0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당장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온 역점사업들을 모조리 폐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해 한국의 기업들은 IRA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하고 일부는 투자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IRA를 비롯해 바이든의 핵심정책들이 줄줄이 폐기되거나 수정된다면 한국의 미국투자전략 역시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

북한의 핵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한국으로선 트럼프가 만약 동맹국 편에 서지 않는다고 한다면, 자체적인 핵무기 개발도 고려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wltrbriant652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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