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 폴란드 총리@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종국기자] 현대전이 사실상 ‘쩐의 전쟁’임을 고려하면 18개월을 끌어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는 두 나라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러시아의 침공 시작 이후 우크라이나는 영토의 11%를 러시아에 빼앗겼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는 미국의 매사추세츠, 뉴햄프셔, 코네티컷주를 합친 것과 같은 광활한 영토에 해당한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벨퍼 센터에 따르면 이번에 빼앗긴 영토와, 기존에 러시아가 강제로 합병한 크림반도를 합칠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는 전체 우크라이나 영토 중 17.5%에 달하고 있다. 이는 10만6000 제곱 킬로미터에 해당하며, 정확히 대한민국 영토 크기와 똑같다.
절대 잃어서는 안되는 영토를 잃어버린 것도 큰 문제지만, 전쟁의 여파로 우크라이나 경제는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연안의 대부분을 잃어서 곡물수출에서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일 맞아 불타는 우크라이나 동부 코스티안티니우카 거리@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경제는 전쟁 발발 첫 해인 2022년에 30% 축소되었으며, 올해에는 성장률이 1%에 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드넓은 곡창지대로 인해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곡물수출국가다. 전쟁으로 곡물수출 길이 막히면서 우크라이나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 피해규모는 연간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곡물에 의존하고 있는 수 많은 국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노바 카호우카 댐이 파괴되면서 전세계에 식량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는 경고하고 나섯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마르틴 프리크 WFP 독일 담당 국장은 “댐이 붕괴해 대규모 홍수가 발생, 우크라이나 남부의 새로 심은 곡물이 훼손됐다”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의존해 온 전 세계 3억4500만명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연합뉴스
유럽 정책분석센터(CEPA)도 “이번 사고로 (전쟁으로) 이미 빈약해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능력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공급의 10%, 옥수수 공급의 15%를 차지하는 세계 5위의 곡물 수출국이다.곡물수출 타격외에도 직접적인 전쟁수행 비용으로 우크라이나 재정은 파탄지경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비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국가기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러시아 역시 막대한 전비로 인해 국가재정이 휘청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사이더는 영국 국방장관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전비를 조달하기 위해 작년 단 하룻만에 130억달러(약 16조9000억원)에 달하는 국채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판매대금을 활용해 전비를 충당했는데, 전쟁이 길어지고 서방의 러시아산 에너지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비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의 지열 난방 공장@연합뉴스
CNN 등 외신들은 러시아가 지난해만 전쟁비용으로 900억달러(121조원)를 소진한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는 올해 국방예산을 작년보다 40% 늘어난 840억달러(약 113조원)로 책정했는데, 전쟁이 계속해서 길어질 경우 국방예산과 별개로 전쟁비용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